[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해외여행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가까운 거리와 엔화 약세로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로 꼽혔는데요. 전체 출국자 6명 가운데 1명이 일본으로 떠났다고 하네요.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금융 불안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엔화가 곤두박질쳤을 때 미리 환전해둘 걸'이란 아쉬운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달러당 150엔선에 거래돼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일본은행이 지난해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 금리 변동 허용 폭 상한을 기존 0.25%에서 0.5%로 높이자 금융 완화 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화 가치가 회복세로 돌아섰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경제지표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종료 기대가 커진 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취임하면서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엔 환율도 작년 11월 100엔당 93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6일에 1년1개월 만에 100엔당 1000원을 넘어섰고 지금은 990원대를 오가고 있습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미-일 금리차 축소로 당분간 엔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은 엔화를 환전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환전 시기 중요…앱·직접 방문 어떤 게 좋을까
들쑥날쑥한 엔화 환율에 여행객들은 고민에 빠졌는데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환전 시기'입니다. 환율 우대를 받더라도 원·엔 환율이나 원·달러 환율 자체가 강세 보일 때 환전하면 별다른 이득을 볼 수 없습니다. 국제 정세와 각 나라 주요 경제 이슈 등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여행하고자 하는 나라의 환율 추이를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포털사이트에 환율 추이를 검색하면 통화명별로 1일, 3개월, 1년, 3년, 10년 등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행 시점이 임박해서 환전하기보다 추이를 보고 적절한 시점에 환전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시점을 정했다면 이제 환전을 어떻게 할지가 고민일 텐데요. 은행 앱을 통해 환전할 경우 최대 90%의 우대 환율을 제공합니다. 달러의 경우 5대 시중은행 90%, 유로화 엔화는 80%의 환율 우대가 적용됩니다. 기타 통화는 우대율이 더 줄어들고, 은행별로 우대환율이 달라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은행 '외화머니박스', 신한은행 '쏠편한환전', 하나은행 '환전지갑', 우리은행 '환전주머니' 등을 이용하면 환율이 쌀 때 환전해서 가상의 와화계좌에 넣어뒀다가 현금이 필요할 때 가까운 영업점이나 공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핀테크앱 역시 국내 시중은행과 제휴해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하나은행과 제휴를 통해 최대 90% 우대 환율이 적용됩니다. 카카오페이 환전은 목표 환율 자동환전 기능을 통해 입력해둔 목표 환율에 도달하는 시점에 알림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카카오페이는 당일 환전이 가능하나 토스는 계좌연결 뒤 3일 뒤부터 환전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환전 계획이 있다면 미리미리 해둬야겠습니다. 또, 1일 한도가 100만원으로 적은 경우가 많아 큰 금액을 환전하고 싶다면 며칠에 걸쳐 나눠서 해야겠지요.
선불충전 카드, 수수료 없고 편의성 높아 호평
스마트폰을 통해 충전식 외화 선불카드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트래블 월렛 카드'는 앱을 통해 외화를 환율이 좋을 때 담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달러·유로·엔화 등 일부 통화는 환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전 세계 비자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합니다.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본인 인증 후 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실물 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카드를 외화로 충전할 때 최소 환전 단위는 미화 50달러며, 결제 1회당 최대한도는 카드 잔액을 포함해 원화 180만원입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카드는 환전과 결제 시 수수료가 없어 해외여행 전 많이 발급받는 카드 중 하나인데요. 하나머니 앱을 통해 충전한 외화 하나머니를 해당 카드로 바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현재 달러·유로·파운드·엔·위안·싱가포르 달러·캐나다 달러·호주 달러 등 8종 통화를 바꿀 수 있습니다. 최소 환전 단위는 1000원이며, 충전 한도는 200만원입니다. 높은 편의성으로 출시 6개월 만에 60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는 등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집이나 회사 주변에 사설환전소가 있으면 직접 방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은행보다 환율이 좋은 경우도 있는데요. 이전에는 직접 발품을 팔면서 환율을 비교해야 했다면 2015년부터는 마이뱅크 환율 비교 플랫폼을 통해 환전소 간의 환율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마이뱅크 홈페이지에서 환율 비교로 들어가면 통화별, 사설환전소별 환율 조회가 가능하고, '가까운 환전소' 탭을 누르면 지도 기반으로 검색이 가능합니다. 마이뱅크에서는 사설환전소뿐 아니라 은행 환율도 같이 조회가 가능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어느 은행이 환율이 괜찮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직접 방문이 아닌 인터넷환전수수료 우대율이 궁금하다면 은행연합회 외환길잡이 홈페이지를 활용하면 됩니다. 인터넷환전 안내 탭을 클릭하면 은행별 주요통화 인터넷환전수수료 우대율 비교할 수 있는데 실시간으로 주요 통화별 시중은행들의 환전수수료, 기본우대율, 최대우대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주거래 은행에서 환전하기보단 우대율이 높은 곳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죠.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 안으로 관광객들이 들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