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번 주 주식시장은 1분기 어닝시즌 개막으로 실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 후반에 예정된 삼성전자의 실적을 시장이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할 텐데요. 실적 침체와 더불어 특히 그간 감산 행렬에 동참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또, 최근 수급이 쏠렸던 2차전지 대신 시장의 관심이 턴어라운드 되는 대형주 중심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큰 상황입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1.9포인트(2.56%) 오른 2476.86에 마감했습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로 은행 리스크가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로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변동성은 확대됐지만, 은행 노이즈가 일단락되면서 수급상 긍정적인 흐름이 만들어졌는데요. 저가매수세 유입 흐름이 나타났으며, 강세를 보인 2차전지는 업종 내에서 순환매가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촉각'
증권가가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밴드는 2380~2530선입니다. 우선 오는 7일에는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요. 해당 이벤트는 2주 연속 상승을 이어간 주가 경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아 실적에 대한 큰 기대감은 없지만, 참고문헌 형식으로 업황과 관련한 코멘트를 통해 감산 뉘앙스를 준다면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반등할 수 있을 텐데요. 이처럼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라가면 매수세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겨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2차전지에 작용하는 차익실현 압력과 미국과 동조화되는 국내 반도체 주가 흐름으로 정보통신(IT)이 차기 주도주 지위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업황 저점이 1~2분기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 데이터들이 언제쯤 변곡점에 오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4월에는 테마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은데요, 전문가들은 반도체, 반도체 부품이 정책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같은 날 발표되는 미국 3월 고용지표에서 임금 상승률 둔화 여부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미국의 실업률과 임금상승률은 향후 서비스 물가의 방향성과 관련된 점에서 중요하고, 궁극적으로는 물가 레벨이 연준의 은행권 위기 대응 여력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3월 고용지표·연준 대차대조표 '주목'
현재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주 연속으로 20만건을 하회하며 여전히 견조한 상태입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농업고용자수 증가는 시장 예상을 상회했지만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둔화돼 2월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면서 "인플레 압력 둔화의 연결 고리를 임금에서 찾을 개연성이 높고, 둔화세가 이어진다면 긴축 속도 조절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직 은행 노이즈가 완벽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차대조표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는데요. 이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채권 등을 담보로 대출을 연준에서 받아와서 연준 대차대조표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급격히 늘 경우에는 은행 유동성이 문제가 된다는 시그널을 던져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장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주요 경제권의 경기 선행지표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고, 한국의 수출 전망지수도 5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사이클 지표 저점 도래에 대한 기대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선된 펀더멘탈 기대로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는 방향성을 형성해 단기적으로 부담 진정과 함께 상승 흐름의 연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부터 메크로가 시장에 주는 영향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리콘밸리은행(SVB)은행 사태라든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매크로적인 리스크가 낮아지고, 4월에는 FOMC도 없어 매크로가 시장이 미치는 영향이 낮아질 것"이라면서 "수출에 중요한 반도체 섹터를 잘 살펴보고, 코스피 중심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닝시즌이 개막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면서 "2~3월 2차전지 분야로의 수급쏠림에 대응해 다른 대안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큰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