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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 12일 17: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자본시장 변수로 예전과 같은 초대형 인수·합병(M&A) 거래는 제한적이지만 중소 규모의 거래는 상당히 활발합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서 M&A와 기업공개(IPO), 사모펀드 등 자본시장 관련 업무를 다루는 이진국 변호사는 올해 M&A 시장 전망으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소 거래가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IPO 시장의 경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업 가치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과 투자자 사이 합의된 접점을 찾는 것이 핵심이나 줄다리기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시장 분위기를 다시 살릴 수 있는 IPO 거래 가능성이 예의주시된다.
M&A 거래에서 가장 인정받는 변호사로 널리 알려진 이 변호사는
한화(000880)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네이버(
NAVER(035420))의 Poshmark 인수, JX그룹의 LS니꼬동제련 지분 매각,
지누스(013890)의 경영권 매각, 롯데그룹의 미니스톱 인수, 배달의민족 경영권 매각, 롯데렌탈 IPO 등 수십 건의 실적을 쌓았다.
다음은 이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율촌에서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율촌 ‘기업법무’ 부문에서 M&A와 자본시장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업계에서 M&A와 IPO를 복수로 전공하는 변호사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운 좋게 주니어 시절에 두 줄기의 거래를 모두 배울 수 있었다.
-M&A나 IPO 거래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이나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변호사로서 정확한 법률 지식과 다양한 거래 경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을 실제 사례에 적절하게 대입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수적인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의견 교환이다. 100개의 M&A 거래가 있다면 그만큼 완전히 새로운 고객이 있다는 뜻이다. 각 고객은 거래마다 완전히 다른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다. 동일한 유형의 거래라고 하더라도 매번 고객이 원하고 고민하는 것을 이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고객의 고민을 잘 듣고 가능한 범위에서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진국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사진=율촌)
-그동안 진행한 업무 가운데 특별히 소개할 만한 사례가 있다면? 거래 과정에서 가장 유의했던 점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아쉬움이 남는 거래도 많겠지만 기억에 남는 거래도 무수히 많다. 현재 진행 중인 거래를 말씀드리자면, 작년 가을부터 진행한
한화(000880) 그룹의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 거래가 이제 막바지로 가고 있다. 예상하는 것처럼 쟁점이 많았던 거래였는데 잘 마무리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딜 공식 발표 전까지 철저한 보안 유지가 매우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팀장급 변호사 5명이서 예비실사부터 계약서 협상, 계약 체결 준비까지 다 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분명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거래였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금리가 지난해보다 완화되는 추세다. M&A나 IPO 시장 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특별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는 부분이 있다면?
△경기침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전통적인 시각과 이론이 맞아 들어가지 않는 등 거시경제의 변동성이 크다고 이해하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기초 체력과 저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외국의 대형·중견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도 놀랍지만 국내 기업들의 역량에는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자금 시장에 변수가 있으므로 예전과 같은 초대형 M&A 거래는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소 규모의 M&A 거래나 합작투자, 지분투자 거래 등은 상당히 활발하다. 올해도 이러한 정중동(靜中動)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IPO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밸류에이션(valuation)에 대한 기초적인 의문이 깊게 자리 잡은 상황이다. 이 점은 IPO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IPO는 결국 상장 예정회사와 시장(투자자) 사이의 밸런싱인데 현재는 양쪽이 자기 위치에서 강하게 버티고 있다. 그래서 접점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고 보인다. 시장 분위기를 다시 살리는 몇 건의 IPO가 진행돼야 하고 그러면서 전반적인 흐름이 살아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융권(보험 및 카드)에서도 몇몇 M&A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가?
△금융업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매각을 통해서 본원적인 경쟁력에 집중하고자 하는 매도인 측과 매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매수인 측의 밸런싱에 따라 성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제에 변동성이 큰 경우 금융업의 벨류에이션이 제조업에 비해 더 어렵다고 이해하는데, 그 점은 아무래도 제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율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계획이나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점점 늘면서 확실히 사람이 전부라는 진리를 절감하고 있다. 양적 성장과 질적 안정이 균형 있게 이뤄져서 올해 연말에 율촌 식구들 모두가 작년보다 더 행복한 한 해였다고 느끼고, 고객분들이 올해도 감사했다는 인사를 주신다면 목표가 달성될 것 같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