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7일(현지시간) 북한의 고체연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규탄을 논의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속에 성과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지난 13일 처음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성-18형 ICBM을 시험발사한 직후 한국, 미국, 일본 등의 요청에 따라 소집됐습니다.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안보리 이사국들은 북한의 거듭된 결의안 위반에 우려를 나타내고, 규탄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북한의 ICBM 발사는 동북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안보리가 이번에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불법 행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날도 안보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의안 마련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핵 항모와 B-52 폭격기 등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한 것이 북한을 불안하게 만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미국이 외교정책을 뒤집은 것이 한반도 위기의 원인”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바실라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도 “안보리 회의가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열려서는 안 된다”며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는)불법적이고 일방적이면서 북한 내부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거부권(비토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함에 따라 안보리는 결의문을 마련하지 못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한편, 북한도 안보리 회의에 대해 강력 반발했습니다. 리병철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경고 입장’ 담화를 내고 “우리의 신형 전략무기 개발은 미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위협과 전망적인 지역의 안전상 우려로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호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평화적 인민의 삶과 미래를 보위하기 위한 합법적 자위력 강화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안보리를 전면에 내세워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도발’과 ‘위협’으로 묘사하며 문제시하려 드는 데 대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로, 명백한 내정간섭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조선반도의 안전환경을 계속 위태롭게 하는 행위들을 지속한다면 더욱 분명한 안보 위기와 불가 극복의 위협을 느끼도록 우리는 필요한 행동적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