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이 돌봄 기능을 대폭 축소하게 됐습니다. 서울시의회가 올해 예산을 절반 넘게 삭감하면서 직접 돌봄을 대부분 포기한 조치입니다.
서사원은 자체혁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연말 서울시의회가 서사원이 요구한 연간 운영비 168억원 중 100억원을 삭감한 데 따른 후속조치입니다.
당시 시의회는 서사원의 비효율적인 구조와 만성 적자를 문제 삼으며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주문했습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CI.(사진=서사원)
직접 돌봄 최소화, 민간 지원 집중
무려 연간 운영비의 절반이 넘게 삭감된 서사원은 존폐 위기까지 몰리며, 결국 가장 큰 역할이라 할 수 있는 ‘공공돌봄’을 상당부분 포기했습니다.
직접 돌봄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민간 지원에 집중해 비용 절감에 나섰습니다.
민간과 중복되는 재가장기요양서비스를 중단하고, 중증치매, 외상, 정신질환 등 틈새돌봄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운영합니다.
마찬가지로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민간과 중복된단고 판단해 최중증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 긴급돌봄에만 집중합니다.
서사원의 노인요양 돌봄서비스. (사진=서사원)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와 같은 정규직의 신규 채용도 더이상 없습니다.
남아 있는 240여명의 기존 직원들은 틈새돌봄서비스에 투입되며, 코로나19 관련 긴급돌봄서비스는 단기 계약직 인력풀을 활용합니다.
서사원에서 운영 중인 국공립어린이집 9곳과 데이케어센터 2곳도 운영을 종료해 각 자치구와 고용승계 및 위수탁 계약을 협의합니다.
대신 민간 지원을 강화해 방문요양 수가체계 현실화를 위해 정부에 건의에 나서며, 민간기관 경영컨설팅, 돌봄 근로자의 보수교육 제도화 등을 지원합니다.
서사원 자체적인 조직 축소도 불가피합니다.
종합재가센터를 권역별 4곳으로 통폐합하며, 본부 청사 규모를 줄여 마포(323평)에서 답십리(203평)로 이전해 10억원 이상을 절감합니다.
20년 미만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조기 퇴직도 희망자를 접수받습니다.
황정일 서사원 대표는 “조직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 잘못된 관행과 비효율적인 부분을 대폭 도려내겠다”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항과 비난은 기꺼이 감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혜영 의원과 돌봄 공공성 확보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일방적 공공돌봄 축소 막겠다"
서사원의 이번 혁신방안 발표를 두고 공공돌봄 포기라며 비판 목소리도 일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서울시와 시의회에 서사원의 공공돌봄 무력화 시도를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김진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사회서비스원은 국가와 지자체가 양질의 돌봄을 직접제공하겠다는 공공돌봄 책임의 의지를 담은 제도적 도구이며,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공적 임무와 책임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서사원은 영리사업과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평가하는 혁신계획안을 즉각 폐기하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또한 서사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사원 지부와 정의당 서울시당, 정치하는 엄마들 등은 ‘서울시 공공돌봄 대책위’를 발족하며 “일방적으로 공공돌봄이 축소되는 것을 함께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