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최근 주변에서 '거지방'이라는 용어가 많이 들리는데요. 거지방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중심으로 여럿이 함께 절약을 실천하는 방입니다.
이 방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하루의 지출 내역을 공유하고, 조언을 얻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과소비를 줄일 수도 있고,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가질 수도 있어서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볼멘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고물가 여파에서 현대인들은 오르지 않는 월급을 부여잡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요새 현대인들의 니즈를 파악한 편의점업계는 '가성비 도시락 대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백종원 도시락은 지난달 CU의 도시락 전체 매출을 전년 대비 36.7% 끌어올렸습니다. 지난해 도시락 매출신장률인 24.6%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세븐일레븐 주현영 비빔밥 도시락 4종은 출시 한 달 동안 250만 개가 팔렸습니다. 주현영 비빔밥 도시락 출시 후 전체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70% 상승했습니다.
편의점 도시락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러 반찬을 즐길 수 있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략 3000원 후반에서 4000원 초반으로 형성된 도시락을 먹으면서도 더 아끼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한편으론 애잔하기도 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호텔업계에선 10만원이 넘는 애플망고 빙수가 다음 달부터 출시됩니다. 포시즌스호텔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는 12만6000원입니다. 앞서 이 호텔은 작년에는 9만6000원에 판매했습니다.
한쪽에선 4000원 내외의 도시락 가격도 줄이기 위해서 안절부절하지만, 디저트를 10만원 이상 지출하는 이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값 빙수는 이같은 사회 현실을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일 바쁜 사회에서 한끼의 식사도 편한 디저트를 먹기에도 쉽지 않은 거죠. 물론 비싼 만큼 가치는 클 겁니다.
풍부한 원재료와 빙수를 먹는 장소의 럭셔리함.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적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론 고물가의 여파가 아니고 경제적인 상황이 녹록했다면 이같은 현상이 벌어졌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벼운 MZ들의 놀이 문화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만약 웃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