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세종분원 놓고 중기연 내홍…사측 교섭 종료선언에 노조 "쟁의 불사"
사측 "노측의 외부 제보로 교섭 방해"
입력 : 2023-05-03 오후 5:09:14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세종 분원 설치를 놓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사측과 노동조합 측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좀처럼 합의에 다다르지 못한 상황에서 사측이 교섭 종료를 선언하고 나서자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사측은 노조의 비협조를, 노측은 사측의 진정성 없는 태도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3일 중기연 측은 전직원에게 메일을 통해 교섭 종료와 세종 분원 설치 관련 설명회 일정을 알렸습니다. 중기연 측은 "지난 3월2일 사측은 노측과 '세종분원 설립 관련 제반사항'에 대해 노사협의 방식을 확정해 분원설립 관련 인력배치, 복무, 근무여건 등에 대해 본교섭 4회, 실무교섭 4회 등 총 8회의 단체교섭을 최근까지 성실히 진행해 왔다"면서 "사측이 4월19일 7차 실무교섭에서 근로조건 등과 관련 최종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측은 분원 배치가 예상되는 부서의 노조원들에게조차 사측의 안을 공유하지 않고 분원 설치에 대해 일방적인 반대만을 주장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4월27일 진행된 제8차 단체교섭에서 분원 인력배치 등과 관련해 노측은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는 등 노사 간의 합의·화합 노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교섭 안건에 대해 외부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원활한 교섭을 방해했다"며 "사측은 더는 협상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수정안을 철회하고 교섭을 종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입구에 분원설치 반대를 촉구하는 노동조합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사측은 오는 10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세종 분원 설치 관련 설명회를 열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입니다. 청취한 의견을 바탕으로 근로조건 등을 고려해 최종안을 제시해 분원 설립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이에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노조는 지속적인 교섭을 촉구하며 "사측은 8차까지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노조가 요청한 세종 분원 설치에 대한 합리적 필요성을 제기하지 못했고 세종 분원에서 수행할 업무도 확정짓지 않았다. 세종 분원에 배치할 근로자 수 등을 일방적으로 주장했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세종 분원 설립 관련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도중에 사측이 일방적으로 세종 분원 사무실 공간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진행한 점을 놓고 단체교섭의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사측은 4월 초에 200평형 규모의 세종 분원 사무실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증금은 없으나 월세와 관리비를 더하면 월 30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노조는 4월14일 변호사 자문을 받아 세종 분원 임대차 계약 건에 대해 이사회 심의나 의결이 없었다며 오동윤 중기연 원장을 피신고자로 감사원에 제보했습니다.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앞서 노조는 4월5일 '근로자의 삶과 가정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를 중지하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연구원 내부에 붙이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사측은 노조가 감사원에 제보를 하면서 교섭의 취지를 퇴색시켰다고 봤습니다. 감사원 제보에 대해 중기연 측은 "3일 감사원에 소명자료를 제출했다.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채희태 중기연 노조위원장은 "교섭 도중 세종 분원 사무실을 몰래 계약하는 것은 사측의 진정성이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노조는 반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종 분원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시작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착륙하게끔 하자는 것인데 사측은 경착륙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올해 중기연 예산에 세종 분원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못한 만큼 내년도 예산을 확보한 후에 규모와 인원을 늘리는 것이 맞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측은 사측이 단체교섭을 중단하고 대화를 거부하고 근로자의 동의 없는 강제 출장, 강제 발령을 진행할 경우 법적 소송과 쟁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