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정해훈·주혜린·조용훈·김지영 기자] 한국경제의 경기흐름이 갈수록 '상저하고(상반기 저조·하반기 상승)·상저하중(상반기 저조·하반기 중간)·상저하저(상반기·하반기 저조)' 전망으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7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6인을 대상으로 하반기 경제성장에 관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 상반기·하반기 모두 저조한 '상저하저' 관측이 우세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중, 상저하저로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더욱 커졌다는 얘기입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은행위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이고 경상수지는 몇달째 적자"라며 "중국과의 관계도 악화되는 등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상저하고는 물 건너갔고 우리나라는 대외 무역수지가 중요한데 이런 것들이 나빠지면 외국인들의 투자도 줄어든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반도체 경기 회복이 우리 경기 반등에 도움이 될 거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의 속도는 다소 느릴 것으로 전망돼 녹록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7일 <뉴스토마토>가 경제전문가 6인을 대상으로 하반기 경제성장에 관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 상반기·하반기 모두 저조한 '상저하저' 관측이 우세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등 경기가 회복되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설비 투자나 그 밖의 다른 영역에서도 무역 적자에서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전제품, 휴대폰,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나머지 주력 수출 품목에도 반도체가 다 들어가는 등 그만큼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반도체 경기 회복은 상당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회복이 그렇게 빠른 속도는 아닐 것으로 관측된다"며 "감산으로 공급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재고가 많은 상태이고, 수요도 살아날 기미가 크지는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최악은 지났다고 판단해야 한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1~2월을 지나 3월까지 오면서 수치는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도 국세 확대 등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아직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한국 등에 파급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인다"며 "한·중 간 경제적 교류가 늘어나겠지만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중국의 경기 부양 관련해 구체적인 정책은 나오지 않은 만큼 주변국에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리오프닝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그 효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중국이 우리로부터 대규모 수입을 해가는 부분이 많지 않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우리가 수혜를 보는 부분이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본적으로 수출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상저하고로 보기엔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경제 뇌관인 부동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제기했습니다.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엄청난 가계부채가 부동산 쪽에 쏠려있고 최근엔 전세 사기도 급증했다"며 "이것들이 사실상 우리 경제의 뇌관이다. 서울은 공급이 없고 지방은 건설사가 부도나는 상황에서 주택 경기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경제 전문가 6인에게 올 경제 진단을 의뢰한 결과 '상저하저'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사진은 부산항에 쌓인 컨테이너들.(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정해훈·주혜린·조용훈·김지영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