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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떠나는 교사들, 교육 현장의 현실
입력 : 2023-05-09 오전 6:00:00
과거 인기 직종 가운데 하나였던 교사의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때는 안정적이면서도 처우가 괜찮은 직업으로 꼽혀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교권의 추락과 함께 기피 직종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교단을 떠나는 교사의 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명예퇴직하는 교사가 점차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지난해 '교육 통계 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2021년 중학교 교원 전체 퇴직률은 4.1%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이 중 명예퇴직률이 2.5%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고등학교 교원 퇴직률 역시 전체 4.2%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2.1%가 명예퇴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원인은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동급생과 몸싸움을 벌여 교사가 학생 지도를 위해 학년 연구실로 데려가자 교사 3명에게 욕설을 하고 실습용 톱까지 던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같은 해 8월에는 충남 홍성군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수업 중인 선생님 옆에 드러누운 채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모습의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교권 침해 사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학교 현장은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교사가 큰소리로 지도하면 정서 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고,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우는 게 폭력이 되기도 합니다. 교사들은 아동 학대로 신고당할까 봐 수업 외에 그 어떤 행위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하는 역할도 해야 하지만 아동 학대에 손발이 묶여버린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사에 나오는 교권 침해 현상은 극단적이고 드문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 기사를 쓰면서 학교 현장의 여러 목소리를 들어보면 교사에 대한 욕설이나 무례한 행동은 꽤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부가 지난해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 법제화, 심각한 수업 방해 행위 교육활동 침해 유형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교육활동 침해 예방·대응 강화 방안’을 내놨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과거처럼 교사의 체벌이 당연시되고 학생의 인권은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의 인권도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지만 교사가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교권은 존재해야 합니다.
 
교권 추락 등으로 인해 학교 현장을 떠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진은 빈 교실의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장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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