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8: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글로벌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이 1분기 실적에서 고배를 마신 가운데 롯데백화점 홀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쟁사와 달리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있던 롯데백화점이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 영향으로 고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사진=연합뉴스)
11일 유통가에 따르면 1분기를 기준으로 롯데백화점의 순매출액은 79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7440억원) 대비 7.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6.1% 늘어난 6209억원, 현대백화점은 전년동기 대비 5.4% 늘어난 5727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평균 12.62%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의 외형성장이다. 지난해 백화점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성장률을 보인 곳은 신세계백화점으로 1분기 순매출 585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4931억원) 대비 18.70% 증가했다. 이는 올해 매출성장률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어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매출액이 10.06%, 현대백화점이 9.22%의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 백화점 시장이 지난해 명품을 중심으로 한 보복 소비의 영향으로 호조를 보였던 것과 반대로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매출 성장폭이 낮아졌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1로 지난해 동월(103.8) 대비 8.7포인트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 둔화·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라며 "최근 소비심리가 서서히 반등하고 있고 가계 구매력의 악화가 더 이상 가파르게 진행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역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판관비·인건비 등 고정 비용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103억원으로 지난해 최대 성과 달성에 대한 특별격려금 지급과 물가상승으로 인한 관리비 등 증가 영향으로 전년(1215억원) 대비 9.22% 줄었다. 현대백화점은 전년(1027억원) 대비 7.3% 감소한 95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롯데백화점뿐이었다. 롯데백화점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3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080억원) 대비 21.30% 성장했다. 특히 여성·남성 등 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고신장세와 동남아 등 해외 백화점 매출이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 효과로 10.5% 증가했다.
올해도 롯데백화점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집객 프로모션을 확대해 상권 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하반기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하는 등 해외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백화점업계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이 지난해 매출성장이 지나치게 좋았던 것에 대한 역기저 현상일 뿐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 매출이 역대급으로 좋았기 때문에 신장률이 0이어도 선방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역기저 효과가 큰 탓에 매출성장이 크지 않아 보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