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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박의 유산?…'현대 출신' 야구감독 전성시대
염경엽·서튼·박진만·최원호, 현대서 선수활동…단장과 호흡하는 '시스템야구' 추구
입력 : 2023-05-16 오전 11:01:56
염경엽, 래리 서튼, 박진만, 최원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일단 한국 프로야구 감독입니다. 염경엽 감독은 LG트윈스, 래리 서튼 감독은 롯데자이언츠, 박진만 감독은 삼성라이온즈, 최원호 감독은 한화이글스에 소속돼 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1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KBO 레전드 40인 시상식에서 김재박 전 감독이 기념패를 받은 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리고 하나 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들이 '현대유니콘스' 출신 선수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염 감독은 선수 시절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현대에서 선수로 활동했고, 이후 2006년까지 운영팀 과장, 수비 코치 등을 지냈습니다. 박 감독은 신인으로 현대에 입단해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이번에 한화의 새 사령탑이 된 최 감독은 박 감독과 같은 해 입단해서 1999년까지 현대에서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서튼 감독의 이력은 위 3명의 감독과는 조금 다릅니다. 바로 외국인 용병 선수로 현대에서 뛰었기 때문인데요. 2005년부터 2006년 시즌까지 현대에서 용병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들의 공통점은 김재박 감독 밑에서 야구 선수로 활동했다는 겁니다. 김재박 감독은 현대라는 팀이 창단된 뒤 첫 창단팀 감독을 맡았는데요. 선수시절 공수에서 재기발랄한 플레이로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던 김 감독은 감독이 된 뒤에도 야구에서 발휘될 수 있는 전략과 전술 등을 통해 현대라는 팀을 4번의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팀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김재박 야구'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내리긴 어렵습니다. 다만 김 감독은 확률과 지략의 야구를 추구하는 감독으로 유명했는데요. 선수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을 괜히 얻은 게 아닙니다. 운장, 용장, 지장 등 여러 수식어가 있겠지만, 김 감독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는 역시 지장입니다. 현대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한 김 감독은 철저하게 팀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체질로 만들어놨습니다. 당시 현대 타자들의 뛰어난 작전수행 능력은 김 감독의 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김 감독 야구의 특징은 유기적인 시스템 야구를 추구한다는 데 있습니다. 구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건 좋은 단장과 감독 덕분이었습니다. 김 감독이 현대 시절 최고의 감독으로 탄생하는 데에는 12년간 단장과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김용휘 전 현대 사장의 힘이 컸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김 사장은 현대 창단 때부터 선수 트레이드, 스카우트, 그리고 타구단을 압도하는 물량지원으로 단기간 내(창단 후 3년 만)에 현대를 우승팀으로 만든 주역이었습니다.
 
현재 염경엽, 래리 서튼, 박진만, 최원호 감독은 단장과 호흡을 맞추는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도 김 감독과 비슷한 점입니다. 단장이 마련해 놓은 인적 구성하에서 감독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건데요. 특별히 단장과 마찰이 없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단장과의 협력이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이들 감독이 선수 생활 자신의 감독이었던 김 감독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여집니다. 이들 감독들이 선수로서 활동했을 때 당시 최고의 감독은 김 감독이었습니다.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4번의 우승은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입니다. 역대 최다 우승 감독으로 따져도 김 감독은 김응룡에 이어 공동 2위(류중일 감독 포함)에 해당하는 실적을 가진 감독입니다.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이들 감독에게 은사라고 할 수 있는 김 감독은 어떤 감독이었을까요. 그리고 이들 감독에게서 '제2의 김재박'은 나올수 있을까요. 이들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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