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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이 식품산업 경쟁 포화로 바이오 사업으로 수익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아미노산 소재나 전분·당 등 식품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을 다른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공되지 않은 1차 식품에 바이오 기술을 가미해 기능성소재와 식물종자, 첨가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그린바이오' 사업, 옥수수·콩·목재류 등 재생가능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이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신약개발·진단시약·줄기세포에 적용하는 레드바이오 등으로 외형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IB토마토>는 식품기업의 바이오사업 현주소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대상(001680)이 지난 2021년 이후 그린바이오를 넘어 레드·화이트바이오뿐만 아니라 배양육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청푸그룹 인수가 미뤄지고, 2024년 쯤 에코밴스의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 상업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상황이다.
(사진=대상)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올 1분기 소재사업부문 매출액이 33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4146억원)보다 18.86% 감소했다. 42%에 달했던 매출 비중 역시 34%로 8%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말 비중(37.3%) 대비로는 3.3%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최근 소재사업 업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상은 전분·당·라이신·바이오류 등 품목을 소재사업으로 다루고 있다. 바이오사업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조미소재, 아미노산, 미세조류 소재로 구성된다. 이 중 아미노산 제품류 생산액은 올 1분기 3335톤으로 전년(3512톤) 대비 5.03% 줄었다.
향후 업황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소재부문 원가부담과 라이신부문 실적이 하락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소재 영업이익은 라이신 판가 하락과 시장 점유율 하락 영향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상의 경우 단기 실적보다는 라이신 사업에 대한 회사의 중장기 방향성 변화 여부가 주가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미뤄진 청푸그룹 인수…향후 동력은 ‘화이트·레드’
라이신 사업의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변화의 바람’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그룹이 오랜 기간 중국 사업 강화를 위해 추진해 온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청푸그룹) 지분 인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대상은 지난해 8월 청푸그룹의 지분 32.87%를 256억원에 인수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취득 예정일은 지속적으로 미뤄졌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청푸드룹이 위치한 헤이룽장성을 봉쇄하면서 지분 인수에도 차질을 빚게 되면서다.
지난해 계약 당시 청푸그룹 지분취득과 관련해 계약의 상대방인 기존 주주가 계약상 의무 이행 등 조건을 올해 1월13일까지 미충족할 경우 자동해지된다는 조항이 담겼다. 대상은 현재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이라는 점에서 자동해지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상은 충족 여부와 자동해지 관련 사항을 향후 재공시하기로 했다.
여기에 향후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화이트와 레드바이오 사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상은 화이트바이오(친환경소재)와 레드바이오(의료·제약)로 바이오 사업의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상은 지난해 11월 400억원을 투자해 SKC, LX인터내셔널과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 생산·판매 합작회사 ‘에코밴스’를 설립, 화이트바이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자본금 25억원을 투자해 의료소재 사업 진출을 위한 ‘대상셀진’을 신규 설립했다. 이를 통해 의료소재 사업 발굴을 위한 포석으로 생명공학을 이용한 화장품·의약품 제조판매업, 식품·건강보조식품을 제조·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난 2021년부터 배양육 사업에 투자를 해오고 있다. 사업보고서 출자현황을 살펴보면 대상은 엑셀세라퓨틱스에 20억원, 스페이스에프에 20억원으로, 각 사업부문별로 총 1476억원 가량을 투입해왔다.
레드·배양육사업 ‘장기전’…화이트바이오, 내년 상업화 목표
대상의 바이오 사업 중 가장 먼저 상업화가 예상되는 부문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이다.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는 에코밴스의 당기순손실은 8200만원 규모다. 아직까지 에코밴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만큼 사업준비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에코밴스는 지분법손실 1100만원이 반영돼 장부가액은 분기 초 169억2800만원에서 169억1700만원으로 줄었다. 다만 타법인출자현황을 보면 취득당시에 비교해서 평가손실은 없는 상황이다.
2021년 투자를 진행했던 엑셀세라퓨틱스와 세포배양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체 스페이스에프의 경우 평가손실은 없는 상태다. 엑셀세라퓨틱스는 무혈청 화학조성 배양배지의 개발과 제조·연구용역 제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엑셀세라퓨틱스는 현재 1단계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확인이 완료된 상황이다. 향후 2단계 연구범위를 논의 중이다. 대상과 엑셀세라퓨틱스의 배양육 연구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뉘어서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레드바이오 사업의 대상셀진은 향후 소재부문에서 독립해 사업을 운영해 나가게 될 예정이나,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향후 장기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대상의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대상의 소재부문 매출이 역성장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상황이나 식품 부문 실적이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액은 9896억원으로 전년(9877억원)대비 소폭 성장했다.
유동자산도 1조7916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7810억원, 2021년 말 1조523억원 대비 지속 증가추세다. 대상의 유동비율은 185.74%, 부채비율은 147.10%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다.
대상관계자는 <IB토마토>와 전화 통화에서 “바이오사업의 경우 장시간의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성과가 가시화 시점보다는 현재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