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춘 1.5%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국가신용등급은 'Aa2'를, 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했습니다.
무디스는 19일 발표한 등급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1.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치 1.6%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입니다.
내년 한국의 성장률은 2.4%로 이전 전망치보다 0.4%포인트 상향했습니다.
또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무디스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이 등급과 전망을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 경제는 반도체 경기 둔화, 통화 긴축, 부동산 시장 조정 등 영향으로 성장이 다소 둔화하나,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계·기업부채가 소비·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LTV·DTI 등 부동산·가계대출에 대한 건전성 규제와 신속한 시장 안정 조치 등으로 리스크가 완화됐다"면서 "다만 최근 글로벌 은행 불안에 따른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가 기업 부문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특히 부채 의존도가 높은 부동산·에너지·건설 부문이 취약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무디스는 19일 발표한 등급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1.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감만(위) 부두 야적장. (사진=뉴시스)
또 "고령화와 노동 시장 이중구조 등은 우리 잠재성장률을 저하하는 요인이나, 정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개혁 노력, 우리 경제의 높은 혁신성·경쟁력 등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무디스는 최근의 실리콘밸리은행·크레딧스위스 사태로 인한 우리 금융 시장에서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우리의 개방적 금융 시장과 높은 무역 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우리 경제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는 정부 조치로 빠르게 진정됐지만, 공기업과 지방 정부의 우발채무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가채무는 코로나19 전후로 과거 평균에 비해 늘었으나,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등급 부담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지난해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많이 증가했지만,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무디스의 이번 평가를 통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회복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여전히 유효하며 건전재정 기조 전환으로 재정 건전성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개선됐음이 확인됐다"며 "특히 재정준칙이 법제화될 경우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재정 정책의 독립성·효과성을 개선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고령화 등 구조 개혁 과제 대응, 잠재성장률 제고, 금융 시장 안정성 유지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등 대외신인도 제고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무디스는 19일 발표한 등급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1.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사진은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