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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절 끝난 이커머스…수익성 개선 '안간힘'
온라인 유통 업체 매출 증감률, 매년 둔화 추세
입력 : 2023-06-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계가 최근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며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최근 3~4년간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이커머스 업계는 최대한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온라인 시장 정체로 이 같은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다다르고 소비자들의 까다로워지는 눈높이에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이 요구되면서, 업계는 내실을 다지며 보다 안정적인 기업 가치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성장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2개 주요 온라인 유통 업체의 전년 대비 연간 매출 증감률은 △2020년 18.4% △2021년 15.7% △2022년 9.5%로 점차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전년 동월 대비 월별 매출 증감률은 △1월 9.1% △2월 7.8% △3월 6.1%로 점점 줄고 있습니다.
 
큐텐, 대대적 수수료 정책 개편 나서
 
이처럼 이커머스 시장이 정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업체들 역시 내실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큐텐 그룹은 계열사들의 대대적인 수수료 정책 개편에 나섭니다.
 
먼저 인터파크 커머스는 오는 7월 1일부터 판매자에게 판매수수료와는 별도로 서버이용료를 부과합니다. 서버이용료는 전월 거래액이 20만원 이상인 판매자를 대상으로 차등해 부과됩니다. 세부적으로 매출액 20만~300만원 미만 판매자는 3만원, 300만~1000만원 미만은 9만원, 1000만원 이상은 29만원을 내야 합니다.
 
티몬 역시 내달 1일부터 기존의 서비스 이용료를 플랫폼 이용료로 변경합니다. 기존에는 매출 20만원 이상일 경우 일괄적으로 9만9000원씩 적용했지만, 7월 1일부터는 △20만~2000만원 미만 9만9000원 △2000만~1억원 미만 99만원 △1억~5억원 미만 299만원 △5억원 이상 499만원으로 차등 부과합니다.
 
지난 9월 티몬을 시작으로 올해 3월 인터파크 커머스, 4월 위메프까지 숨 가쁘게 이커머스 업체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던 큐텐은 전면적인 인력 재정비와 함께 조직 슬림화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계열사들의 대대적인 수수료 정책 변경까지 이뤄지자, 업계는 사실상 큐텐이 수익성 개선에 주안점을 둔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적 개선세 뚜렷한 리딩 업체들…수익성 개선에 총력
 
이커머스 리딩 업체들의 실적이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이는 것도 내실 다지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억677만 달러(약 1362억원)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흑자를 냈습니다. 불과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이 2억571만 달러였던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입니다. 또 1분기 매출은 58억53만 달러(약 7조3390억원)로 20% 증가하며 사상 분기 최대 매출 기록도 세웠습니다.
 
'와우' 서비스 강화로 유료 멤버십 고객에게 집중하고, 쿠팡의 핵심 사업인 로켓 배송, 프레시, 마켓 플레이스 등 분야의 수익성이 개선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SSG닷컴도 1분기 적자 폭을 줄였습니다. SSG닷컴은 지난해 1분기 257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적자가 156억원으로 개선됐습니다. 식료품, 명품, 뷰티 중심의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 영업손실 축소에 한몫했습니다.
 
롯데온의 적자 축소 흐름도 뚜렷한 모습입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의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450억원)보다 적자폭이 무려 200억원이나 줄었습니다. 정보통신(IT) 역량을 키우고 물류비 절감을 위한 배송 효율화, 고마진 상품 중심의 운영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습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커머스 업체들은 고객 선점을 통한 점유율 확보가 우선이었기에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오프라인 활동 증가로 시장 성장이 더뎌지고 업체들의 순위도 어느 정도 고착화하는 등 이커머스 업황은 전반적으로 성숙기에 진입한 모습이다. 신규 고객을 무리하게 유치하기보다는 기존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바꿔야 하는 시기가 된 만큼, 업체들의 내실 다지기도 보편화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한 주차장에 쿠팡 트럭들이 주차돼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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