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배터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우선 전기차는 고전압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고 저장된 전기를 이용해서 모터를 돌려 자동차를 굴리는 방식입니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우리가 흔하게 일상에서 접하는 배터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휴대폰 배터리나, 다이슨 배터리 등에 이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량으로 직렬 병렬 연결해 고전압 고용량 고출력 배터리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방식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크 문제 중에 하나가 고출력이였는데, 수많은 배터리를 직렬 병렬 연결하니 자연스럽게 해결돼 버렸습니다. 각 배터리 셀에서 약간의 전기만 나와도 수천개 배터리에서 동시에 나오니 큰 출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죠.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은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리튬이온을 물질 사이에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는 필연적으로 충방전 과정에서 변형 및 퇴행을 겪게 됩니다. 보통 1000번 완충을 수명으로 보는데요. 핸드폰 배터리를 매일 충전하고 대략 3년정도 쓰면 거의 못쓰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오래 쓰려면 완전 방전과 충전을 지양하고 얕은 충전과 방전을 계속해야합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가솔린 자동차입니다. 주 에너지원이 가솔린으로 전기를 따로 충전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유소에서 휘발유만 넣으면 자동차는 알아서 가솔린과 전기모드를 왔다갔다 합니다. 가솔린을 태워서 만들어 낸 에너지를 이용해서 자동차를 굴리고, 남은 에너지를 모아 전기로 저장했다가 보조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는 고전압 배터리와 저전압 배터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압과 용량의 차이만큼 두 배터리는 역할도 다른데, 고전압 배터리는 자동차의 동력을 보태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저전압 배터리는 자동차의 전장(자동차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전기·전자 장치와 설비)에 전원을 공급합니다. 즉,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는 고전압 배터리가 쓰이지만 그 외 모든 전기 장치를 가동하기 위해선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12V 배터리가 필요한 셈이죠.
이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고전압 배터리와 저전압 배터리로 구성된 이유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입니다. 보통 1.5t을 넘는 차량을 움직이려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구동해야 하는데, 전기모터를 효율적으로 구동하려면 고전압의 전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기모터 이외의 차량 전장 시스템은 모두 12V로 표준화돼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는 고전압과 저전압으로 구분되는 것이죠.
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의 장점은 주행 중 자동으로 충방전을 하기 때문에 수명이 길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상대적으로 고용량 배터리를 넣는데요. 이걸 얕은 충방전을 하니 수명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얕은 충방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를 절대 완충 상태에서 운전하지 않습니다. 중간 정도 충전한 상태에서 운전하고 어느정도 충전하면 바로 사용하고 하기 때문에 완충이 안됐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