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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관계 빙하시대
입력 : 2023-06-13 오후 6:34:59
노정관계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었습니다. 정부에 비교적 우호적이라고 분류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조차도 정부에 반기를 들었을 정도니까요.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을 전면에 내걸면서도 노동조합과는 거리를 두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올 초부터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를 비롯해 '노조 회계 투명성' 등이 이를 설명해줍니다.
 
노동자들이 가장 관심있어하는 분야 중 하나는 자신의 주 최대 근무시간일 것입니다. 정부가 올 초 꺼내든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노동자와 사용자가 합의할 경우 한 주에 최대 69시간 근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요즘처럼 '워라밸'이 강조되는 시대에 한 주에 69시간씩 일터에서 머물고 싶은 노동자가 얼마나 될까요. 노동계를 비롯해 곳곳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자 정부는 부랴부랴 의견 청취에 나섰습니다.
 
이때 정부와 양대노총인 한국노총과 전구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공식적인 만남의 자리가 이뤄진 적이 없다면 믿으실 수 있나요. 놀랍게도 사실입니다. 양대노총은 '정부가 짜놓은 판에 구색 맞추기식 참석은 싫다'며 정부 주최 토론회에 불참했고, 고용노동부는 일정이 안 맞는다는 등의 이유로 양대노총의 토론회에서 빠졌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성을 끌어올리겠다며 회계 장부 제출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노종조합의 사무실에 직접 찾아간 겁니다. 
 
또 지난 달에는 한국노총 간부가 전남 광양에서 망루농성을 벌이던 끝에 체포됐습니다. 한국노총은 이에 반발하는 의미로 정부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탈퇴했죠.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노조를 때리면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정부는 지금 노동계를 상대로 싸울 때가 아닙니다. 실질임금이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 때에 노동자들에게 적정한 임금은 얼마인지 고민하고, 연이어 뒷걸음질 치는 20대 취업 지표를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부디 정부가 노동계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해봅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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