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육부가 6월·9월 모의평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감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부터 공교육 교과과정에 충실한 문제 출제를 지시했는데 이 부분이 잘 이뤄졌는지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 3월부터 '공정한 수능' 지시…"그간의 노력 미진"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16일 교육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공정한 변별력을 갖추되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는 것"이라며 "평가원에 대해 대통령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여부를 총리실과 함께 합동으로 점검·확인하는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평가원은 총리실 산하의 출연 연구기관이므로 총리실과 합동으로 감사 대상·기간·방식 등을 조만간 구체화해 확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6월 모의평가를 준비하던 지난 3월쯤부터 사교육비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가지고 공정하게 수능을 치러야 한다는 지시와 방향 제시가 있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관리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 반성했을 때 담당 국에서 그간의 노력이 미진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한 것도 이에 따른 조치라는 게 장 차관의 설명입니다. 교육부는 이날 대학 입시를 담당했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 발령 조치하고 후임으로 심민철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임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이 부총리에게 '수능에서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입니다. 이 기획관은 지난 1월부터 대입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 만큼 대입 담당 국장이 6개월 만에 바뀐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장 차관은 "이 부총리는 윤 대통령이 지시한 기조가 향후 수능에 반영되도록 6월 모의평가부터 면밀히 관리할 것을 대입 담당 부서에 지시했는데 이런 취지의 메시지가 철저하게 반영되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담당 국장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진은 장 차관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시·도부교육감과의 영상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6월 모의평가 이후 분석·확인하는 작업 거쳐 일부 문항 교육과정 벗어나 출제됐다고 판단"
다만 담당 국장 경질의 근거가 된 6월 모의평가가 어떤 면에서 교과과정을 벗어났다고 판단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특정 문제·과목에 대해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됐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6월 모의평가 이후 가채점 결과 등을 분석·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일부 문항에 대해 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됐다고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더라도 난이도 조절·변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학교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에서 문항들이 나오더라도 그 안에서 쉬운 문항, 어려운 문항을 출제할 수 있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한편 대통령실은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이 대기 발령 조치된 데 대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로 오늘 경질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감사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진은 교육부 전경.(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