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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재벌 회장 승계 문제 푸는 여당
입력 : 2023-06-20 오전 6:00:00
최근 여당이 지방투자촉진법을 밀고 있는 데 눈길이 갑니다. 국내 지속가능한 산업발전과 인구감소, 청년실업문제, 저출산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균형발전이 필요합니다. 그 해법으로 등장한 게 지방투자촉진법입니다. 그런데 본질과 조금 다른 의도성이 엿보입니다.
 
지방투자촉진법은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5월초 대표발의했습니다. 지방이전 기업에게 파격적인 세제혜택과 규제특례를 지원하는 게 골자입니다. 그 속에 상속세 공제혜택이 포함됐습니다. 중소기업 창업자의 기술 승계를 위해 가업상속공제를 도입했는데 지방투자 시 공제 대상에 포함시켜줍니다. 재계는 이를 대기업까지 확대해달라는 입장입니다. 지역경제활성화 법안 취지상 대기업 투자 유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강력한 메리트가 상속세이니 입법 과정에서 관련 논의가 활발할 전망입니다.
 
재계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상속세 인하 요구가 정부 세수 감소 및 총선 국면을 앞둬 어려워지자 상속세 공제 혜택을 늘리는 정책 건의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최근 여당 의원들에 기회발전특구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국회 기류도 감지됩니다. 이후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6단체가 기회발전특구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단체성명을 냈습니다. 특히 입법 논의과정에서 상속세 감면 대상을 확대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재계와 정치권은 이를 통해 지방경제를 살리고 앵커기업의 국내투자를 유도해 외자유치까지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칩니다. 또 국내투자, 외자유치를 위해선 노동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은 재하도급을 통해 일감을 하청에 맡겨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 비정규직 문제가 지속되는 등 노사분쟁이 끊이질 않습니다. 재하도급 비정규직은 근로조건이 나빠도 원청 대기업에 쟁의하면 노동법상 불법입니다. 이를 고치려는 게 국회 발의된 노란봉투법입니다. 재계와 정부여당은 이런 노란봉투법에 반대하는 한편, 노동유연성을 더 키우려는 모습입니다. 이미 하청 비정규직 등 만연한 노동문제를 고려하면 노동유연성을 늘려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려는 역내 투자가 국가를 위한 최선인지 따져볼 일입니다.
 
아울러 기회발전특구 혜택이 굳이 상속세여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재벌은 이미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물납하거나 주식담보대출 등 다양한 방법을 갖고 있습니다. 비상장사 주식 물납을 위해 분식회계를 하거나 주식 뻥튀기를 한 사건이 적발되기도 합니다. 상속 비자금 마련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런 승계방법은 총수가 믿고 맡길 재무통에 대한 인사권한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승계가 필요한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또 승계를 위한 정경유착이 반복됩니다.
 
전경련은 삼성, SK, 현대차, LG 등 비회원사인 4대그룹에 미래기금을 요청하고 회원사 복귀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재벌 상속 문제를 풀어주겠다고 팔걷은 양상입니다. 국민이 납득할 전경련 쇄신이 이뤄져야 4대그룹 복귀도 가능하다는 여론이 있는데, 상속 문제를 풀어주고 기금이나 회비증대 등 주고받는 식의 복귀가 국민에게 납득될지 회의적입니다.
 
재벌은 승계보다 글로벌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이사회 투명성 확보에 더 신경써야 합니다. 애플은 파운더인 스티브 잡스를 해고시켰다가 복귀시킬 정도로 이사회 투명성과 독립성이 입증됐습니다. 그런 기업이 글로벌 선진 기업으로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지속가능 성장하는 것일 테죠.
 
이재영 뉴스토마토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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