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OOOO는 왜 오르는 거야? 예전에 사뒀는데 갑자기 많이 오르네, 얼마나 오를까?”
어제 장 시작 직후 가족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한 종목을 언급하며 주가상승 이유를 물었습니다. 토목·건설 기업인 해당 상장사는 과거 정치인 테마부터 시작해 각종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던 소위 말하는 테마주였습니다.
질문을 받고 가장 먼저 한 말은 “그 종목을 왜 샀어?”입니다. 투자의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도저히 살 엄두가 나지 않는 종목이기 때문이죠. 돌아오는 대답은 “누군가에게 추천받았다”였습니다.
‘투자’와 ‘투기’는 자본을 이용해 추가적인 이익을 얻고자 하는 목적은 같지만, 방법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투자는 생산 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생산 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합니다.
주식시장에서 비교하자면 내가 맡긴 자본으로 회사가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면 투자, 내가 맡긴 자본이 생산적인 활동이 아닌 가치의 변동만이 일어나면 투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던 상장사는 최근 인수합병으로 주가가 급격하게 올랐습니다. 해당 상장사 대표는 소위 인수합병(M&A) 선수로 불리는 인물이죠. 그가 손을 댔던 종목들은 대부분 ‘한계기업’으로 언제 상장폐지가 돼도 이상하지 않을 종목들입니다. 그가 손만대면 각종 호재가 뒤따르고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막대한 차익을 거두기도 하죠. 그러나 이후 실체없던 호재는 사라지고 주가는 제자리를 찾습니다. 많은 종목은 상장폐지나 거래정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최근 주식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밈 주식 광풍을 거치면서 ‘투자’와 ‘투기’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가치투자의 창시자 격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철저한 분석이 충족되지 못하면 투기다. 사업처럼 하는 투자가 가장 현명한 투자”라고 말했습니다.
차익결제거래(CFD)발 무더기 하한가와 투자카페가 연루된 하한가 사태를 연이어 겪은 국내증시에서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