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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맘스터치가 지난해 자진 상장폐지까지 하며 인수·합병(M&A)시장에 나섰지만,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높은 매각가로 인해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다. 이에 맘스터치는 해외 진출과 피자사업으로 신사업에 팔을 걷어붙이며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태국 이어 몽골서 매장 오픈…로열티 수익 ‘경쟁력’
21일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내달 몽골에 맘스터치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미 태국에 3개 직영점 오픈을 완료했다. 태국을 동남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시장 확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태국 맘스터치(Moms Touch Thailand Co,Ltd.)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했다. MF는 현지 업체에게 지정된 지역에서 가맹점 모집·매장 운영 권한을 부여하고 그 대가로 로열티를 받는 계약 방식이다. 이 같은 맘스터치의 로열티 수익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맥도날드 등 해외브랜드의 경우 매년 로열티를 지출하는 반면 맘스터치는 로열티 수익을 얻는 구조다.
다만 해외 진출이 최근에서야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로열티 수익은 3개년 평균 6245만원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업체 측은 사업이 본격화되기 전인 만큼 계약금 등이 반영된 수치라는 설명이다. 향후 맘스터치는 한류의 영향권 안에 있는 태국과 몽골 등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맘스터치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맘스터치는 국내 토종 햄버거 브랜드이기 때문에 해외 진출 시 로열티를 벌어들일 수 있는 구조”라며 “경쟁사 대비 낮은 창업비용 등으로 국내 가맹점 확대 시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햄버거에서 피자로 사업다각화 ‘맘스피자’로 드라이브
맘스터치는 해외진출과 함께 피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향후에는 모든 피자 사업을 ‘맘스피자’ 중심으로 개편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을 기준으로 맘스터치는 전국 주요 상권에서 총 약 80여개 피자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24년까지 전국 200여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피자사업 역시 즉각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맘스터치는 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피자헤븐코리아의 지분 100%를 약 25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피자헤븐코리아는 매출액 20억원, 당기순손실 2억2547만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맘스터치 매출액 332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신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맘스터치가 보유한 자본 총계는 2021년 781억원, 2022년 814억원, 2022년 916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직전연도(394억원) 대비 33.0% 증가한 524억원을 기록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금융상품 포함)도 지난해 말 기준 742억원을 보유 중이다. 이는 전년(610억원) 대비 21.64% 증가했다.
고금리·경쟁사 증가에 경쟁력 약화…연내 매각 ‘글쎄’
맘스터치가 기업가치 높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연내 매각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매각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연내 매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준(Fed)의 고강도 통화긴축과 경기부양책 축소로 인한 금리 인상으로 기업의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시장의 M&A거래 건수는 5만4452건으로 전년 대비 17%, 국내는 1905건으로 전년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맘스터치는 지난해에도 연내 매각을 목표로 매각가를 1조원에서 6000억~7000억원 사이로 낮췄지만, 결국 새 주인 찾기에는 실패했다. 높은 매각가와 고금리 상황으로 인한 M&A시장 경색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M&A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 맥도날드·버거킹·KFC 가운데 KFC만 새 주인을 찾은 상황이다. KG그룹은 오케스트라PE에 KFC를 약 500억원대에 매각했다. 당초 투자은행(IB) 업계에서 1천억원이 거론된 적이 있었던 만큼 예상보다는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주력 소비자인 MZ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의 '정크푸드' 외면과 외식산업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제버거를 전문으로 하는 경쟁사 증가로 인한 경쟁력 하락이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원매자를 찾지 못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고금리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버거시장에 신규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매각가를 낮추지 않는다면 이러한 업황 속에서 연내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