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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다시 입네
입력 : 2023-07-06 오후 6:28:19
옷장 속에 입지는 못하면서 버리지도 못하는 청바지가 몇가지 있습니다. 당시 프리미엄 청바지가 유행하면서 들였던 부츠컷 스타일 청바지들인데, 이제 사이즈도 맞지 않을 뿐더러 유행과 너무 동떨어져 입지 못했었던 옷들입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이 속속 입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홍대를 지나다니다 보니 지금이 2023년인지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유행하던 짧은 티셔츠에 통 넓은 바지를 입은 젊은 친구들이 많아진 것이죠.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은 들었지만, 변형도 없이 이런 판박이 유행이 돌고 돌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눈에 띄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유선 이어폰을 끼고 있는 블랙핑크 제니의 모습이었습니다. 무선 이어폰이 출시되면서 유선은 옛날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였지만, 인기 연예인이 착용한 유선 이어폰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힙(hip)하다'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폰이 필수제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일상에서 사라졌던 디지털카메라, 필름 카메라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명품브랜드 미우미우의 2023 FW 화보에는 모델이 한 손으로 디지털카메라를 든 채 셀카를 찍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의 이러한 유행 흐름을 Y2K로 부르고 있습니다. Y2K는 연도를 뜻하는 Year, 숫자 2, 1000을 나타내는 Kilo를 결합해 2000년을 의미하는데 주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 통칭합니다. 당시 연도의 마지막 두 자리만 인식하던 컴퓨터가 2000년이 되면 00만 인식해 1900년과 혼동하면서 대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와 종말론이 퍼진 바 있습니다. Y2K 트렌드가 주목받는 건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Z세대가 경험해 보지 못한 아날로그 감성에 눈을 뜨면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 이유로 꼽힙니다. 세기말 유행했던 아이템들이 과거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낯선 매력을 주는 새로운 트렌드로 Z세대에게 인식되고 있는 게 새삼 신기한 요즘입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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