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했지만 변동형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사태 여파와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시장금리가 들썩이는데다 4%대 예금이 등장하는 등 은행 수신금리까지 오른 영향으로 보입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전월대비 0.14%p 상승했습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이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잔액 기준 코픽스는 3.80%로 전월대비 0.04%p 올랐고,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3.18%로 0.04%p 상승했습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하여 상승 또는 하락합니다.
시중은행의 변동형 대출금리도 18일부터 코픽스 상승 폭 만큼 오르게 됩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변동형 금리(신규코픽스)는 연 4.21~6.15%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8~5.9%로 집계됐습니다. 주담대 변동 금리는 앞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하단이 연 3%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금리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4일 은행채 6개월물(AAA·무보증) 금리는 3.811%로 지난달 14일 3.804%보다 0.07%p 상승했습니다. 같은날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도 4.224%를 기록해 전달 4.185%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6일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0.25%p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시장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수신금리가 상승한 점도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4%대 정기예금도 등장했는데요,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금리 연 4.20%를 제공합니다.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3.50~3.90%입니다. 전월취급 평균금리는 3.15~3.70%였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동결했더라도 시장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수신금리가 오른 데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시사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는 등 고금리 상황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반영돼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고금리 상황 전망에 대한 선반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네 달 연속 동결했지만 코픽스가 두 달 연속 상승했습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