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최근 대출금리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기준금리 종결론에 대출금리가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전망이 무색한 상황인데요.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진 데다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로 시장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대출금리 향방을 진단하기 어려워지면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간 선택지도 복잡해졌습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변동형 연 4.21~6.19% △고정형 4.06~6.01%입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최저 3%대였던 금리도 현재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넷은행 중
카카오뱅크(323410)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 연 3.92~6.69% △혼합형 연 4.04~6.66%으로 집계됐습니다.
대출금리 오른 것은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은행채 발행 물량도 늘어나면서 채권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새마을금고가 고객들의 대량 예금 인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매각에 나선 점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변동형의 경우 8개 은행의 자금 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코픽스를, 고정형의 경우 주로 금융채 5년물 금리를 준거 금리로 삼고 있습니다. 변동성, 고정형 금리 모두 직·간접적으로 채권 금리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셈입니다.
새마을금고발 채권 시장 불안이 가라앉거나 미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종료와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줄때까지는 대출금리가 점진적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대출금리 전망이 어려워지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놓고서도 소비자들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신금리가 급등하고,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와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보다 1%p까지 낮아지는 등 금리 격차가 벌어지다가 최근에는 대폭 줄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간다고 본다면 변동금리를 택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하지만, 현재 기준으로 보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소폭 더 낮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5월 신규 취급 주담대 상품 중 고정형 비중은 77%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20년 2월 이후 38개월 만에 처음으로 80%를 넘긴 4월(80.7%)과 비교해 3.7%p 낮아진 모습입니다. 반면 변동금리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월 19.3%에서 5월 23%로 높아졌습니다.
전문가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자체가 장기대출이기 때문에 길게 보면 코픽스 하락 추세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변동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중도상환수수료 부담도 없진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가 고정형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수치적으로 현 시점에서는 고정형이 변동형보다 소폭이나마 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의 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