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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3자 회담 확정…복잡해진 북중러 전선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서 별도 회담 조율…인태 전략 강화
입력 : 2023-07-20 오후 4:38:3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한미일 3국 정상이 다음 달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입니다. 3국은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를 포위하는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을 강화할 예정인데,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한 차원 더 복잡해 질 전망입니다.
 
대통령실은 20일 언론공지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8월 중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3국 간 조율을 거쳐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3국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미일 첫 단독 정상회담·태 신질서 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미일 3국은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 정상회담이 아닌 별도의 회담 형식을 처음으로 가지게 됩니다. 3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 안보와 공급망 협력, 인·태 전략 등에 대한 3각 공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태 전략으로 인한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에서 한국은 대북·대중·대러 관계에 있어 고차 방정식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입항은 대북 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미 간 확장억제 협의체에 반발해 지난 1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핵잠수함 시찰에서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기간 극비리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면서 대러 관계는 더욱 악화되는 모습입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우크라이나 방문이 소득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실책을 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사즉생 생즉사 정신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전쟁 당사자도 아닌데 그런 표현을 했다는 것은 대러 관계를 자극하고 악화시키는 발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3국의 '제2차 경제안보대화'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선 경제적 강압 대응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경제적 강압은 핵심 자원 등을 기반으로 한 국가 간 보복 조치를 뜻하는데, 대중국 견제 전략을 논의할 때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북러 반대 전선 명확변수는 '대중국' 전략 
 
중국은 우리나라를 향해 중국 정책 관련 미국의 영향력 배제와 '하나의 중국' 원칙 유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지난 15일 "양측이 지리적 근접성, 경제적 상호 융합성, 인문 측면 상호 연결의 장점을 발휘하고, 간섭을 배제하고, 화목하게 서로 잘 지내며 각급 교류를 재개하고, 호혜적 협력을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여기서 '간섭 배제'는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지 말고 자주적 대중국 정책을 펴라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반면 미국은 우리와 달리 '디리스킹'(위험 완화)이라는 대중 접근법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 5월 히로시마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중국과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과 다변화를 추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은 한일과 함께 경제적 강압 대응을 논의하면서도 디리스킹을 통해 중국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보 위험을 제거하겠다는 구상을 유지합니다. 결국 인·태 전략으로 인해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미일 편중 외교를 펼치면서 고립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희정 국제정치 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 세계가 겉으로는 중국과 대립하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 사이의 경제 협력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며 "인·태 전략이라는 게 미국과 일본이 큰 그림을 장기판 위에 그려놓고 말로 한국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독일과 프랑스도 중국을 방문했는데, 계속해서 중국과 협력하겠다는 의미"라며 "그런데 미국도 실제로 계속해서 고위급 회담을 하고 있다. 겉으로는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데, 미국이 직접 나서지 않고 다른 나라들을 이용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한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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