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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MB+文? ‘끔찍한 혼종’ 윤석열 정부
입력 : 2023-07-28 오전 6:00:00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 정부 시즌2’. 굳어질 대로 굳어진 평가다.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정부를 ’재조명해야 할 비운의 정부‘쯤으로 인식하는 여권과 그 지지세력은 그런 평가에 아무 심리적 동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시즌2‘는 어떤가. 윤석열 정부는 이념과 정책에서는 이명박 정부와 흡사하고, 국정 운용 방식은 문재인정부가 잘못한 점을 빼다 박았다. 
 
대표적인 것이 ’국회 패싱‘, ’시행령 통치‘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와 검찰 수사권 등은 현행 법률을 거스르고 국회를 피해간 것이다. 대통령실 이전은 예비비 지출로 처리하며 국회 예산 심사를 회피했다. 문재인 정부도 에듀파인 의무화, 취업제한 대상 범위 확대 등을 국회 입법이 아니라 시행령으로 처리했다. 이건 나아가 박근혜 정부와의 공통점이기도하다. 박 정부는 시행령으로 세월호 특별법 왜곡 적용, ‘전교조는 노조 아님’ 통보 등을 강행했다. 이렇게 국회와 정당은 정면으로 무시당하고, 남는 것은 대통령실의 독주. 세 정부 내리 보여준 전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승리 직후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후보 시절에는 “주 1회 기자들을 만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얼렁뚱당 중단한 다음, 아무도 설명도 사과도 없이 공약을 파기했다. ‘월 1회 기자회견’ 공약을 지키지 않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은 것이다. 윤 대통령이 홍수 피해 직후 유체이탈식으로 환경부를 혼내킨 것 역시, 코로나19 국면에서 청해부대 집단 감염과 백신 예약 오류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이 일반 국민이 하듯 정부 관계자들을 질타했던 것에 포개진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윤석열 정부에서는 조국도, 드루킹도, 김경수도, 추미애도 없을 것“을 약속했다. 있을 건 다 있다. 윤석열 정부의 드루킹과 김경수는 손준성 검사와 한동훈 법무부장관이다. 검찰은 검사 윤리를 어긴 손 검사를 징계하지 않았다. 고발사주 사건 전날 한동훈 장관은 손준성 검사가 있는 단톡방에 60여장의 사진을 전송했지만, 그가 휴대전화를 닫아 건 탓에 진상을 알 수 없다. '제2의 추미애'는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독자적 결단으로 백지화했다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이다. 윤 대통령은 ‘추윤 갈등’ 당시 문 전 대통령이 그러했듯 뒤로 빠진 채 추인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조국’은 누구인가. 윤 대통령이다. 본인과 가족이 연루된 사안들을 보라.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와 고발사주 의혹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 무마’ 및 직권남용과, 영부인의 허위이력 사용은 조민 씨의 ‘스펙 위조’와, 주가 조작 의혹은 정경심 씨의 사모펀드 연루와, 장모의 이권 추구 문제는 웅동학원 문제와 흡사하다. 이것이야말로 ’조국 시즌2‘이다. 윤 대통령은 “고발 사주에 관여한 검사가 나오면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깼다. 대통령의 특수관계인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도 임명하지 않았다. 김건희 특검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유력하다. ‘조국이 위기를 넘겨 대통령이 됐다면 어땠을지’ 궁금하다면, 고개 들어 용산 대통령실을 보라.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에서 무형의 대연정이 이뤄진 것도 흥미롭다. 소위 ‘이권 카르텔’에 들어가는 보조금을 삭감해 재난 극복에 쓰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상은, “국가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을 계승하고 있다. 참고로 이 대표에 앞서 허경영 씨가 같은 말을 했었다. ‘끔찍한 혼종’ 윤석열 정부. 거듭된 ‘정권심판’과 ‘정권교체’의 결과가 이런 정부라면, 앞으로의 심판과 교체는 넓고 깊게 이뤄져야 한다. 한국 정치가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는 경보가 울리고 있다. 
 
김수민 정치평론가
 
권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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