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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경영권·밀크플레이션·저출산 '3중고'에 기업가치 '뚝'
남양유업과 한앤코 소송 장기화 조짐…불확실성 증대
입력 : 2023-07-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남양유업이 경영권 분쟁·밀크플레이션·저출산의 '3중고'를 겪으며 기업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남양유업의 전망이 녹록지 않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일가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주식매매계약(SPA) 이행 관련 소송전이 대법원 심리에 돌입했습니다.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간 도과를 고지하면서 정식 심리에 착수한 겁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심리불속행 도과는 상고심 절차에 대한 특례법상 대법원이 추가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할 수 있는 기간이 경과해 정식 심리를 이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대법원이 홍 회장의 상고를 받아들이고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겠단 의미입니다.
 
남양유업과 한앤코가 소송을 이어가게 되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당분간 확대될 전망입니다. 남양유업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 40만30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50만원대 초반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20%가량 빠진 상황입니다.
 
남양유업과 한앤코의 분쟁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남양유업은 한앤코와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한앤코에 매각하는 SPA를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홍원식 회장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이후 한앤코가 홍 회장 일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깊어졌습니다.
 
그간 홍원식 회장과 한앤코는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세 번의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 위약벌 소송,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진행 중인데요. 일단 소송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때문에 이달 안으로 소송이 종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대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종 결론이 나오는 시기도 그만큼 늦춰지게 됐습니다. 소송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소송 비용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도 불가피해집니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과 상관없이 당사는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미 한앤코가 1심과 2심에서 승소한 만큼 예상보다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앞서 한앤코가 1심과 2심, 가처분에서도 승소했기 때문에 판결이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조속히 판결을 내려줄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밀크플레이션과 저출산 기조도 장애물
 
소송전이 잘 마무리된다 해도 남양유업 입장에서는 걸림돌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현재 유업계와 낙농가는 올해 원윳값을 정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낙농가의 생산비 상승 여파로 원윳값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기준 원유 기본 가격이 리터당 49원이 오르자, 각 유업체는 흰 우유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인상한 바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에 상승한 생산비를 올해 원유 가격에 반영하는 추세"라며 "농가가 1년 이상 감내한 사실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윳값이 상승하면 커피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가 포함된 식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유 등 유제품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남양유업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할 수밖에 없죠.
 
게다가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만1500만명 감소한 24만9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저출산 심화에 따라 분유와 흰 우유 주 소비층인 영유아 인구가 크게 감소하면서 유업계는 시장 축소와 수익성 악화에도 직면한 상황입니다.
 
남양유업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는 데요. 이는 유업계를 둘러싼 다양한 악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한 브랜드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B2C 경로와 함께 B2B, 수출 물량을 확대해 저출산 현상에 따른 시장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고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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