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는 이동관 후보자(왼쪽)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위험한 마이웨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 대한 여러 부적절한 결격 사유 논란에도 윤 대통령은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국정과제 이행에 적임자라는 판단을 고수하며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선을 강행했습니다. 장관급 인사 후에는 각종 의혹 제기나 논란에도 지명 철회하지 않는 윤 대통령의 '마이웨이 인사' 기조가 이번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인선이 8월 내내 정국의 화약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면서 여야의 극한 대치가 예상됩니다.
국민 과반 '부적격 딱지'…아랑곳 않는 윤 대통령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방통위원장에 지명하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을 재가했습니다. 야당의 반대를 묵살하고 결국 윤 대통령의 의지대로 이들에 대한 인선을 강행한 겁니다.
이 후보자와 김 장관에 대한 국민 여론은 상당히 싸늘합니다. 특히 이 후보자에 대해선 국민 60% 가까이가 방통위원장 지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3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이하 6월19~21일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전체 응답자의 59.9%는 방통위원장 지명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김 장관에 대해서도 28일 공개된 같은 기관 여론조사(7월24~26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2.7%는 통일부 장관에 '적격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국민의 여론이 부정적인 것은 두 인사에 대한 여러 논란 때문입니다. 이 후보자의 경우,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과 이에 대한 무마 시도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여기에 '방송 장악'을 실행에 옮긴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을 지내는 등 방통위원장이 지켜야 할 '중립성'과는 거리가 먼 공직 이력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부적격 논란도 불거진 상황입니다. 김 장관은 대북 강경론자로 평가 받으며, 자신의 과거 극우적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국민의 반대 여론이 상당한데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이들에 대한 인선을 강행했습니다. 특히 김 장관 임명으로 지금까지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 임명한 고위직 인사는 1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제 관심은 향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 후보자에게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첫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화두로 꺼내며 윤 대통령의 평소 발언과 보조를 맞췄습니다. 그러면서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복원, 자유롭고 소통이 잘 되는 정보의 유통환경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끊이지 않는 인사 참사 논란…추가 개각도 '마이웨이'
이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비토 분위기를 감안하면 8월 임시국회 일정은 험난한 상황입니다. 현재 청문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8월 중순쯤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8월 중순 전까지 이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한 야당의 거센 공세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청문회가 진행된다면 이 후보자 아들의 학폭 의혹, 언론관 등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청문회가 끝난 이후에는 야당의 청문 보고서 채택 거부로 재송부 시한을 넘겨 윤 대통령이 임명 강행 절차를 밟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와중에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와 관련한 국내 부정적 여론이 치닫는 상황에서 8월 중순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일 3국의 정상회의에 참석해 외치 성과를 내밀어 지지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어 민생경제 회복 차원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도 나서며 분위기 전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향후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교체 등 추가 개각과 대통령실 내부 인선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이뤄질 개각 과정에서 이 후보자 외에 인사 리스크가 추가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은 국민 여론, 언론 비판에도 이런 것을 무시하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강행하려 한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그만큼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