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판문점 인근에서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지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회담'의 뒷 얘기가 공개됐습니다.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은 "나도 몰랐던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30일 페이스북에 "나로서는 무척 반갑고 고마운 책"이라며 윤재관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책 '나의 청와대 일기'를 소개했습니다. 윤 전 비서관은 지난 20일 문 전 대통령과 함께한 청와대 5년의 이야기를 공개한 저서 '나의 청와대 일기'를 발간한 바 있습니다.
'나의 청와대 일기'에는 지난 2018년 4월 있었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도보다리 회담'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겼습니다.
윤 전 비서관은 책에서 "도보다리까지의 산책과 회담은 애초 불가능한 일정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북측에서 도보다리 회담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회담장에서 도보다리까지 향하는 200~300m 거리에 유류 탱크가 있고, 도보다리 위로 고압전선이 지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에 윤 전 비서관이 북측에 "기름이 없으면 유류 탱크는 위험하지 않고, 고압선은 악천후를 제외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설득했지만 소득이 없었고 도보다리 회담은 무산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러던 중 북측이 회담 전날인 4월 26일 갑자기 입장을 바꿨고 도보다리 회담은 성사됐습니다.
그는 "북측이 왜 하루 전날 입장을 바꿨는지는 지금도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처음 대면한 김창선 부장의 역할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책과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고, 나도 몰랐던 이야기가 많다. 그때는 할 수 없었던 이야기, 이제야 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청와대는 가장 높은 직업의식과 직업윤리가 필요한 직장"이라며 "열심히 일했고, 달라지려 했고, 단 한건도 금품과 관련된 부정비리가 없었던 당시 청와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