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2일 17: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모바일쇼핑이 주요한 쇼핑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홈쇼핑업체의 매출액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시청 감소뿐만 아니라 지난해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는 65.7%에 달하면서 홈쇼핑업계 수익성도 저하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T커머스(TV+커머스)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존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커머스·라이브커머스를 연계해 온라인과 모바일에 익숙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 등이 그 예다. 이에 <IB토마토>는 악화일로 상황 속 홈쇼핑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 창출 전략 등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 ENM(035760)의 홈쇼핑 사업(CJ온스타일)이 모바일 강화 목표에도 불구하고 더딘 성장세 속에 경쟁력이 움츠러들고 있다. 커머스사업이 미디어사업의 실적변동성을 보완하고 있는 만큼 CJ온스타일의 실적개선은 절실한 상황이다. CJ온스타일은 경쟁력 복원을 위해 ‘원플랫폼’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MZ세대가 주요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커머스·라이브커머스 등을 결합해 젊은 소비자 유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지만 업계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TV와 모바일에서 동시 송출되고 있는 CJ온스타일의 대표 커머스 프로그램 '브티나는 생활' (사진=CJ ENM)
미디어·커머스 사업 부진…지난해 ‘첫 당기순손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의 홈쇼핑 부문 매출액은 2020년 1조3620억원에서 지난해 1조2631억원으로 7.26% 줄었다. 이는 지난해 커머스사업(1조3553억원)의 93.2%에 이르는 비중이다.
지난해 커머스 매출은 전체 4조7922억원 중에서 28.28%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3개년 평균 36.90%보다 약 8.6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커머스 매출 비중은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43.60%로 직전연도(37.66%) 대비 큰폭으로 증가한 이후, 2021년 38.81%, 2022년 28.28%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비중이 33.31%로 회복됐지만 3년 평균 비중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치다.
이같은 커머스 매출 감소는 소비 심리 위축과 TV 송출수수료 등 고정비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홈쇼핑업계 내 송출수수료 부담은 매년 커지고 있다.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2019년 49.3%에서 2022년 65.7%로 증가했다. 이는 4년간 연평균 4.9%포인트가 오른 수치다. 그 결과, 지난 2019년 12.37% 수준이던 방송판매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23%까지 감소했다.
미디어사업(50.43%)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커머스사업 실적 부진에 CJENM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68억원으로 첫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74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으나 전년(2969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올해 1분기에는 커머스 부문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불구, 연결기준 당기순손실 804억원을 기록, 영업이익 역시 50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특히 커머스부문이 미디어사업의 실적변동성을 보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커머스 실적 개선이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T커머스 거래량, 3년 새 2조→1조원 규모로 축소
앞서 커머스사업의 부진은 매출의 40~50%를 담당하는 방송판매 부문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판매 부문 수익은 2020년 6401억원에서 2022년 4925억원으로 23.06% 급감했다.
특히 커머스사업 내 TV부문 총상품 거래량 비중(GMV Portion)은 2019년 52.2%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 46.4%로 급격하게 떨어진 이후 2021년 44.0%, 2022년 42.7%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디지털 부문은 같은기간 45.1%에서 55.2%로 10.1%포인트 급증했다.
디지털 부문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T커머스 매출이 전체 커머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큰 편이다. 매출 감소가 이어진 지난 3년간 TV 부문 총상품 거래량(GMV)은 2019년 2조1123억원에서 지난해 1조5434억원으로 26.94% 급감했다. 반면 디지털 부문 취급고는 1조8232억원에서 9.38% 늘어난 1조993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매년 취급고는 늘고 있지만 여전히 2조원 규모를 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 기간 홈쇼핑업계 내 시장점유율도 매년 조금씩 감소했다. 2019년 23.4%에 이르던 점유율은 지난해 21.6%로 약 1.8%포인트 줄었다. 경쟁사인 GS리테일이 0.3%포인트 하락한 21.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GS리테일과 점유율 격차도 0.4%포인트차로 줄었다.
이외에 현대홈쇼핑과 홈앤쇼핑은 0.3%포인트, 롯데홈쇼핑과 NS홈쇼핑은 0.7%포인트, 아임쇼핑은 0.6%포인트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플랫폼 전략에 방송수익 회복세…전체 실적 ‘아직’
CJ온스타일은 지난 2021년부터 원플랫폼 전략에 힘을 쏟는 중이다. 원플랫폼은 CJ온스타일이 보유한 TV·이커머스·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등 밸류체인과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고객과 브랜드사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기존에는 채널별로 적합한 상품을 따로 선정해 판매했다면 원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제품별 맞춤 채널을 CJ온스타일이 구성해 제안하고 마케팅과 고객 분석 데이터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모바일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를 유입한 후 TV홈쇼핑 편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4분기부터 엔터테인먼트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브티나는 생활’ 등 차별화된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라이브 커머스 프로그램의 TV 라이브 송출 등 모바일과 이커머스, TV를 잇는 원플랫폼 전략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총 GMV는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방송부문 수익은 1분기를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64억원이던 수익은 올해 1201억원으로 늘었다. TV부문 GMV도 같은기간 3957억원에서 395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5억원에서 98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5.58%)대비 소폭 상승한 8.16%를 기록했다.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홈쇼핑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라이브커머스로의 리포지셔닝이 중요해지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홈쇼핑은 4050세대로 소비자가 고정적인 형태”라며 “2030세대 신규 소비자 유입을 위해 라이브커머스로 리포지셔닝을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CJ온스타일의 원플랫폼 전략에 대해서도 “홈쇼핑이 향후 가야 할 길”이라고 평가하며 “모든 채널을 하나로 통합해서 소비자의 편리성을 높이는 전략은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커머스 부문 경쟁 심화…단기간 내 실적 개선 기대 낮아
이외에도 CJ온스타일은 라이브커머스 역량을 강화해 홈쇼핑을 넘어 버티컬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올해를 원년으로 삼은 만큼, 버티컬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진척 사항은 아직까지 미미한 실정이다. 게다가 커머스부문 매출 역시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예측도 긍정적이진 않다. 커머스사업 실적은 전년대비 여전히 커머스 부문은 취급고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에서다. 지난달 2분기 예상 실적을 발표한 8개사 가운데 삼성증권이 커머스사업 매출액을 3524억원으로 가장 높게 예상했고, 메리츠증권이 2758억원으로 가장 낮게 예측했다. 8개사 평균은 3375억원으로 전년동기(3517억원)를 하회하는 예측이 나왔다.
최민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커머스 부문은 취급고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수익성을 챙기며 영업한 것으로 파악해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내 즉각적인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편해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경기부진에 따른 광고시장 위축,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용투자 부담과 커머스 부문 경쟁심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여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도 “일부 사업부문의 실적 부진을 보완하는 포트폴리오 역량이 일정수준의 이익창출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