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안내하며 최근 개장한 평산책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적 우려가 큰 여러 현안이 나올 때마다 문재인정부 탓으로 돌리는 윤석열정부의 행태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포함해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이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문 인사들 반격의 중심엔 문 전 대통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날 선 발언을 잇달아 내놨습니다. 소설가 현기영씨의 신간 '제주도우다'를 소개한 전날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4·3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폭력을 사과하고 위로하는 일, 특별재심으로 무죄를 밝혀주고 배·보상하는 일 등은 해원상생을 위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며 올해 4·3 추념식에 불참한 윤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친문계 인사들도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부실·파행 책임을 둘러싸고 전 정권 책임론이 부상하자, 문재인정부 출신 인사들은 적극 반박에 나섰습니다. 특히 박근혜정부에서 유치해 문재인정부 임기 중에 치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사례를 빗대 현 정부의 대처를 비판했습니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혹한 속의 평창 동계올림픽, 폭염 속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만 연구했어도 국가망신은 피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와중에도 전 정부 탓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슬프다"고 전했습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평창올림픽 때) 언제 한번 박근혜정권 때문에 우리가 못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냐"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은 오는 25일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일부 의원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만찬을 할 예정입니다. 이번 만찬엔 민주당 의원 5~6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친문계 '세 결집 신호탄'으로 해석했지만, 문 전 대통령 측근들은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다만 만찬 자리에선 '잼버리 대회' 부실운영 논란과 최근 외교안보 상황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