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윤석열정부가 학생인권조례 개정과 중대한 교권 침해 사안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 등의 '교권 보호 대책'을 내놓자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를 거부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윤석열정부의 '교권 보호 대책'이 학생·학부모와 교사를 갈라치기 하는 방안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충분한 교사 수 확보'로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교사의 '노동·정치기본권'을 보장해 주는 게 진정한 '교권 보호 대책'이라고 주장합니다.
학생 탓·학부모 탓으로는 '교권 침해' 문제 해결 못 해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등 9개 교육단체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권의 교권 대책 거부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정부는 교권이 무너진 근본 문제를 묻어 두고 해결은커녕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며 "협력의 주체들을 갈라 세우고 구성원의 인권을 후퇴시키는 방식의 '교권 보호 대책'은 학교를 되살리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교권이 추락한 이유를 학생인권조례에 따른 학생 인권 신장 탓,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의 탓으로 돌려 학생·학부모와 교사를 갈라치기 하는 대책으로는 현재의 '교권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교권 붕괴의 원인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언급하면서 개정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경기 지역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성보란 씨는 "학생인권조례를 통한 학생 인권 보장이 교사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자신의 권리를 알고 소중함을 아는 이가 다른 이의 권리도 존중할 수 있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아울러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면책권 부여와 중대한 교권 침해 사안 학생부 기재 등의 정책을 두고도 "교사를 공격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등 9개 교육단체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권의 교권 대책 거부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학부모와 교사를 갈라치기 하는 대책으로는 학교를 되살릴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사진 = 장성환 기자)
경쟁 교육으로 적대시 사회 구조가 문제…"모두의 인권 존중받는 학교 만들어야"
경쟁 교육으로 인해 서로를 적대시하게 되는 지금의 사회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정은경 씨는 "제가 잘못해서 교실에 안 좋은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고, 그렇다고 잘못된 행동을 한 학생이나 무례한 말을 한 보호자의 탓도 아니다"라며 "지금 발생하고 있는 문제의 진짜 원인은 경쟁 교육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서로를 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회 구조"라고 꼬집었습니다.
교육단체들은 '교권 보호'를 위해 당장 실현 가능한 대책으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충분한 교사 수 확보'를 꼽았습니다. 또한 교사들이 필요로 하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노동·정치기본권 보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학교를 인권 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감추고자 학생과 학부모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너무 비겁한 일로 이런 정부의 대책은 거부한다"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교직원들이 인권을 존중받는 학교를 만드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등 9개 교육단체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정권의 교권 대책 거부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학부모와 교사를 갈라치기 하는 대책으로는 학교를 되살릴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