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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가맹법'…눈물짓는 가맹점주
가맹사업법 10년 제한 악용하는 사례 빈번
입력 : 2023-08-10 오후 4:07:44
 
[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외식·패션 브랜드 가맹점을 운영하는 전국 가맹점주들이 허울뿐인 가맹사업법을 개정해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가맹본사들은 최초 계약 후 10년 뒤 계약갱신을 거절하거나 비용 인상 분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는 등 횡포를 일삼으며 본사 배불리기에 혈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맹사업법은 2002년 제정돼 현재 20년이 넘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후 몇번의 개정을 거쳤지만 아직도 가맹본사의 횡포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공통된 인식입니다. 
 
하승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이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투썸플레이스 마곡역점에서 열린 자영업자 협상권 및 거래안정성 보장 방안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9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수탁사업자협의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소상공인위원회는 서울시 강서구 투썸플레이스 마곡점에서 ‘가맹점주 수탁사업자 협상권 및 거래안정성 보장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가맹점주 피해사례와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 추진 현황 내용 등이 논의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아디다스, 투썸플레이스, 떡참, 연돈볼카츠, 던킨도너츠, 버거킹, 잉글리시에그 등 전국 60여 명의 점주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현행 가맹사업법이 가맹점주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이날 아디다스 대리점주 A씨는 “2018년 매장을 확장 이전하는 곳의 상권이 좋지 않지만 당시 아디다스코리아가 사업을 전개하던 ‘리복’ 브랜드 매장도 같이 운영하면 도와주겠다는 본사 확인을 받고 매장 신규 인테리어를 진행했다”며 피해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이외에도 가맹점주협의회는 △아디다스코리아 본사의 매장 리뉴얼 유도후 80%에 달하는 점주들에 계약 갱신 거절 통보 △투썸플레이스의 제품가격 인상 시 모바일상품권 차액을 점주에 전가 등을 주요 피해사례로 연이어 소개했습니다. 
 
이자리에서 논의된 가맹사업법 개선 과제는 ‘가맹점주 필수 구매물품 정의·기준 수립’, ‘가맹계약 갱신요구권 보장 기간 삭제’ 등이 제시됐습니다. 
 
필수품목은 가맹본부가 브랜드 통일성 유지 등을 이유로 가맹점에 구입을 권장 또는 강제하는 품목을 뜻합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해 유통마진을 수취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가맹본사, 10년 계약후 일방적 계약해지 빈번 
 
가맹본사가 악용하고 있는 최초 10년 계약 기간 삭제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가맹사업법 13조는 가맹점주가 가맹본사에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을 최초 계약 후 최대 10년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가맹본사들이 10년이 지나면 가맹점주들과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현행 가맹사업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가맹사업법 시행 초기엔 계약 기간 10년 보장후 묵시적 연장에 대해서 가맹본사의 선의에 기대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 점을 악용해 기존 가맹점주들이 양도양수도 하지 못하고 쫓겨나는 경우가 빈번해 이 부분에 대한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프랜차이즈의 모바일 교환권도 제품 가격 인상이 될 경우 그부분에 대한 부담도 가맹점주가 전부 떠안게 된다"면서 "가맹사업법 개정을 통해 이부분을 명시적으로 본사와 어떻게 가맹점이 어떻게 부담하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제21대 국회에서는 김한규·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개정안에는 프랜차이즈의 필수물품 기준 수립의 경우 가맹본사 상표권 보호 및 상품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물품으로 용어를 정의하고, 필수물품 강매시 주어질 수 있는 처벌 규정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날 을지로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정기 국회 때 현재 발의된 주요 법안들 중 몇 개라도 이번 정기 국회때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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