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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빚투 경고 '무색'…증권사 리테일 강화 박차
KB·다올·대신, 신용 이자 낮춰 고객 잡기 잰걸음
입력 : 2023-08-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와 관련해 증권사들의 신용이자 하향 이벤트 마케팅에 대해 경고했는데요.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춰주면서 빚투를 조장하고 있다고 본겁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아랑곳 않고 여전히 리테일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인데요.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반면 감독당국 수장으로서 빚투 경고 목소리는 적절한 개입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신용 이자 낮추는 증권사…금감원 빚투 종용 '경고음'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KB증권,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신용이자 관련 우대금리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요. 지난달 3일부터 다올투자증권은 신규 및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6개월간 연 3.99%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적용해주고 있고요. KB증권도 지난 2일부터 연 4.2%로 60일간 제공하는 신용융자 이자율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신규고객과 기존고객 중 지난 5월 1일부터 7월 14일까지 신용·대출 거래, 잔고가 없는 Prime센터(비대면, 은행연계) 개인고객이 대상입니다. 대신증권은 지난 6월부터 1~7일 구간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0%로 인하했는데요. 업계 최초로 무이자 단기 신용융자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신용융자와 관련한 이자율 혜택이 고객 유치 마케팅 확산으로 해석되면서 금융감독원장은 경고음을 냈는데요. 현재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9일 기준 20조3733억원으로 20조원대로 올라선 상황입니다. 지난달 25일 20조원대에 올라선 이후 3거래일을 제외하고 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적극적으로 낮추는 것에 대한 우려로 해석되는데요.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로 비용을 할인해주면 투자자들의 신용융자 투자가 늘어나 주가 하락시에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 개입 관련 갑론을박…"지나친 엇박자 빚투 부추겨" 
 
다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와 관련해 지나친 개입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의 경우 고객 계좌에 자산만 있으면 가능한데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을 당국에서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이자율을 낮추면 빚투, 올리면 이자 장사 이런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현재 쏠림현상이 심한 증시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당국의 적절한 개입이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양준석 카톨릭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취약계층이나 젊은이들의 빚투가 과잉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빚투에 대해서 금융 안정성에 이유를 두고 금감원장이 한 두마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당국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증권사들도 당국의 기본적인 방향성에 맞춰 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엇박자가 나면 빚투를 부추길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29개 증권사들 중 대신증권을 제외하고 1~7일, 즉 일주일간의 초단기 신용융자에서 고객들에게 낮은 수준의 이자율을 제공하는 곳은 신한투자증권, 상상인증권, 현대차증권이 있습니다. 세 증권사들은 모두 이자율이 3.9%입니다. 이어 4%대 이자율을 보이는 곳은 한국투자증권(4.0%), 교보증권(4.4%), 카카오페이증권(4.5%), 하이투자증권(4.9%), KB증권(4.9%)이 있습니다.
 
2주간 신용융자를 사용하는 8~14일 구간에서도 상상인증권과 현대차증권이 유리합니다. 각각 4.35%, 5.9%의 이자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소형사들인 IBK투자증권(6.0%), 부국증권(6.3%), 교보증권(6.5%), DB금융투자(6.76%), 유화증권(6.9%) 등은 6%대 이자를 내야 합니다. 일주일간 0%인 대신증권은 이 구간에선 이자율이 7.75%로 높은 편에 속합니다.
 
상상인증권은 16~30일 구간에서도 4.8%의 이자율을 보이며 5%도 안되는 가장 저렴한 이자를 받습니다. 현대차증권과 부국증권이 6.9%를 보이고 있네요. 대부분 증권사들이 7% 후반대에서 8%대입니다.
 
개별 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금융투자협회)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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