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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새만금 과욕'과 무책임의 조직이 만든 망신
입력 : 2023-08-16 오전 6:00:00
새만금잼버리로 불렸던 ‘제25회세계스카웃잼버리대회’, 대회장을 벗어난 한국문화 체험과 대규모 K팝 공연 관람으로 마무리한 게 다행이었다. 막판 대체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과 더불어 전화위복으로 자위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새만금 잼버리의 실패에 대한 책임 공방이 여야 정쟁의 한 가운데 놓이고 있다. 야당은 정부가 대안으로 마련한 체험행사나 K팝 공연의 동원방식까지 문제 삼으며 총체적 부실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서 국격을 잃게 한 행사였다며, 준비가 부실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독하게 쏘아댔다. 집권여당 쪽에서는 기반시설 정비를 해야 했던 문재인 정부와 전북 지자체를 주도한 민주당에 책임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물론 과거로부터 문제가 비롯됐다 할지라도 일단 정부 차원의 책임은 현재의 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새만금 딜레마를 잼버리 대회로 돌파해보려는 과욕과 무책임의 조직이 초래한 실패였다.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었다는 새만금의 후속 조치는 늘 과제이자 딜레마였다. 노태우 정부 시기 착공된 이래 매 대통령 선거, 지역의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선거 때마다 지역의 단골 공약 대상이었다. 전라북도로서도 고민거리이자 돌파구이기도 했다. 다른 국제대회 유치 전략도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이번 잼버리 유치는 새만금 개발의 모멘텀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가 앞섰다. 그런데 잼버리를 통한 개발 촉진 효과 이전에 새만금으로의 유치와 이후 준비 부족이 잼버리 대회의 발목을 잡은 셈이 돼버렸다.
 
애초에 부적절한 대회장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쪽은 지역 단체장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과욕을 지적하고, 이후 대비책 부족을 지적하는 사람들은 조직위와 관련 정부 기관의 책임을 말한다. 대회장 기반 정비와 대비책에 대한 책임을 두고 또 전 정부 탓, 현 정부 탓 공방이 오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회는 정부가 아니라 스카웃연맹과 조직위원회가 담당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진다. 3명의 중앙정부 장관과 지역 국회의원이 스카우트연맹 총재와 함께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고, 지역 단체장이 집행위원장이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헌신적으로 책임지고 꾸려가지 못했던 무책임의 조직이었다. 최초의 대회장 선택, 기반시절 정비와 대비책, 최종 점검, 어느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이런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후 수습책과 책임 문제는 정부가 주관할 수밖에 없다. 먼저 현 정부 스스로 최종 점검 실패를 ‘춘풍추상’의 자세로 엄격하게 자책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이런저런 사안에서처럼 전 정부 탓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전 정부가 남긴 부실문제, 과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부는 이런 토대 위에서 국정을 담당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다. 물론 이전 정부 유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세력이 무조건적인 정부여당 비판만으로 그 책임을 면피할 수는 없다. 안타깝고 창피하기도 했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 마무리했던 새만금 잼버리, 현 정부 여당은 무한책임을 말해야 하고, 이전 정부 세력은 자성과 더불어 개선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더불어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는 지역소외와 새만금 딜레마에 대한 해결방안도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만흠 한성대 석좌교수 · 전 국회입법조차처장
 
권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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