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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달짝지근해' 자극적이지 않아도 괜찮아
입력 : 2023-08-16 오전 8:03:06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어느 순간 자극적인 맛이 평균의 맛이 되어 버렸습니다. 드라마를 보더라도 영화를 보더라도 장르를 불문하고 오감을 자극하는 이야기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극적인 맛이 당연해 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슴슴한 맛이 주는 경험을 잊고 말았습니다. 일반 냉면에 길들어진 입맛에는 평양 냉면이 '맛이 없다'라고 느끼는 것처럼 말입니다. '달짝지근해'는 잠시 잊고 지낸 슴슴했던 콘텐츠의 맛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은 과자 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 분)가 직진 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 분)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천재적인 미각을 소유한 치호는 자신이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이는 인물입니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집을 나서는 시간도 1분도 틀리지 않고 정확히 정해진 시간에 나섭니다. 퇴근도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하는, 모든 일상을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회사, , 그리고 과자 밖에 모르는 치호의 유일한 변수는 형 석호(차인표 분)입니다. 치호와 달리 석호는 수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고 도박을 일삼는 인물입니다. 치호는 그런 석호가 진 채무를 대신 갚기 위해 캐피탈을 찾았다가 어떤 일에도 긍정적인 일영을 만나게 됩니다.
 
형 석호 덕분에 일영을 만나게 된 치호는 적극적인 일영의 모습에 마음을 열고 쳇바퀴처럼 돌아가던 일상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치호와 일영은 두 사람을 이어준 석호 때문에 위기를 맞게 됩니다. 여기에 제과회사 사장의 아들 병훈(진선규 분)과 은숙(한선화 분)까지 엮이면서 치호의 삶이 더욱 버라이어티하게 바뀌게 됩니다.
 
영화 '달짝지근해' 스틸.(사진=마인드마크)
 
이 영화의 키워드는 '순수'입니다. 흔히 중년의 사랑이라고 하면 진하고 깊고 무겁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달짝지근해'는 어른도 설레고 풋풋한 10, 20대의 사랑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중년의 사랑을 다루고 있음에도 전혀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각자의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각자의 속내를 드러내면서 서서히 스며들어갑니다. 무엇보다 치호의 순수함이 극의 분위기를 잘 살려 냅니다.
 
이는 배우 유해진의 역할이 컸습니다.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 유해진은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찾았습니다. 유해진은 중년의 나이에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마주하게 되고 빠져는 순수한 사람 그 자체였습니다. 유해진이 스크린에 펼쳐진 치호 덕분에 관객도 서서히 치호와 일영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김희선과의 호흡도 제법 잘 어울렸습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사람이 서로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사랑스러운 커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더구나 식당에서 마주 앉아 아재 개그에 반응하며 웃는 두 사람의 모습이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달짝지근해'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서 배꼽이 빠지도록 웃을 만한 포인트가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중년의 '꽁냥꽁냥'하는 모습을 보며 은근한 미소를 짓게 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상황 자체가 주는 코믹함에 '피식' 웃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의외의 카메오가 등장해 웃음을 터트리게 하기도 합니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중년의 순수한 사랑에 미소를 지으면서 보게 하는 소소한 재미와 매력이 있는 영화입니다. 15일 개봉
 
영화 '달짝지근해' 스틸.(사진=마인드마크)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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