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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컴, CB 돌려막기 악순환…최대주주는 ‘꽃놀이패’
순환출자·CB 돌려막기로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
입력 : 2023-08-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큐로컴(040350)이 계열사를 통한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습니다. 기존 CB 원금과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CB를 발행하는 일종의 돌려막기입니다.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큐로컴이 순환출자식 지배구조와 CB 돌려막기를 통해 최대주주 등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반면 기존주주 가치는 희석되고 있어서입니다. 
 
채무상환용 CB 상계발행…빚 갚으며 지배력도 강화
 
(그래픽=뉴스토마토)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큐로컴은 계열사인 큐캐피탈(016600)을 대상으로 60억원 규모의 22회차 CB 발행을 결정했습니다. 22회 CB의 경우 납입일과 청약일이 지난 7일로 동일한데요. 이는 실질적인 자금 유입이 없기 때문입니다.
 
22회차 CB 발행목적은 계열사인 큐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30억원 규모의 20회차 CB 상환 및 차입금 30억원을 갚기 위함입니다. 22회차 CB의 경우 실질적인 자금 유입 없이 20회차 CB 및 차입금과 상계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CB돌려막기가 최대주주 등에겐 유리하고 개인투자자 등 기존주주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큐로컴의 지배구조는 ‘케이파트너스→큐로홀딩스(051780)→큐로컴→지엔코(065060)→큐캐피탈→큐로홀딩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연결되는데요.
 
20회차 CB의 경우 큐로컴이 코로나19 수혜주로 언급되며 주가가 3000원에 근접하던 지난 2020년에 발행됐습니다. 더블유제이앤파트너스라는 법인을 통해 30억원 규모로 발행됐는데요. 이후 주가하락으로 주식전환이 되지 않자 계열사인 큐로컴이 이를 인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20회 CB 발행 이후 전환청구가능시점이 도래했을 때는 이미 주가가 2020년 고점(3180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이었습니다. 주가는 이미 해당 CB ‘리픽싱’(전환가액조정) 한도인 1697원까지 내려갔죠.
 
큐로컴은 이번 22회차 CB발행을 통해 큐캐피탈로부터 빌린 차입금 30억원과 20회 CB를 모두 상환하게 됐는데요. 최대주주 등은 오히려 계열사 경영권을 강화하는 효과를 봤습니다. 최근 발행한 22회 CB의 전환가액이 액면가인 500원에 발행됐기 때문인데요. 큐캐피탈은 큐로컴 주식 176만7825주로 전환가능한 CB를 돌려주고 1200만주로 전환가능한 CB를 받았습니다.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자의 큐로컴 잠재 지분율은 기존 28.16%에서 33.49%로 5.33%포인트 증가했죠.
 
큐로컴의 이번 CB 발행으로 향후 주식전환가능한 CB 물량이 늘어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지분 가치 희석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는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22회차 CB 발행으로 큐로컴이 발행한 미상환 CB 물량은 발행주식총수(1억2597만3472주)의 5.51%에서 15.39%로 10%포인트 넘게 늘었습니다.
 
12년 연속적자, 주가 추가 하락 시 감자 가능성도
 
일각에선 큐로컴의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감자 등을 시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큐로컴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누적된 영업적자로 올해 반기 기준 결손금은 1873억원으로 2011년(92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재무 개선 및 영업활동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금조달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일 종가 기준 큐로컴 주가는 447원으로 액면가(500원)를 밑돌고 있기 때문인데요.  유상증자나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발행은 액면가 이하로는 발행이 불가능합니다. 주가가 액면가 아래인 상황에선 그만큼 투자자 모집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액면가 아래인 상황에서는 재무 여력이 크게 줄어든다”면서 “액면가로 발행된 CB가 재매각될 경우 오버행 이슈로 액면가 이상의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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