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본사와 자회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검찰은 KT 자회사가 현대차 지분을 정상가보다 비싸게 사들이는 의사결정 과정에 구현모 전 대표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28일 오전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KT본사와 자회사 KT클라우드, 오픈클라우드랩 및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은 구 전 대표의 일감 몰아주기 수사 과정에서 자회사인 KT클라우드가 오픈클라우드랩(구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지분을 일부러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끼치게 만들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16일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의 지분 100%를 206억8000만원에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오픈클라우드랩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 박모씨가 설립한 현대차 관계사입니다.
검찰은 KT클라우드가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부풀려 가격을 지불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 구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 사장이 의사결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구 전 대표와 윤 전 사장에게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피의자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구 전 대표에 KT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정점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검찰은 지난달에도 구 전 대표와 남중수 전 KT 사장,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 겸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동산사업단 단장 홍모씨 등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KT가 2020년 구 전 대표 취임 후 계열사 시설관리 업무를 KDFS와 KSmate에 몰아주고 이를 통해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인데, 검찰은 이 같은 행위가 구 전 대표 등 '윗선'의 지시 하에 이뤄졌다고 봤습니다.
결국 황욱정 KDFS 대표는 이달 1일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남 전 사장도 지난달 31일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배임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한 뒤 구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