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육부가 95조6200억원 규모로 2024년도 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 올해에 비해 6조3000억원가량 줄어든 액수입니다.
이는 내년도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초·중등교육에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예산이 크게 깎인 탓으로 보입니다. 반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예산은 대폭 증액돼 글로컬 대학 지원과 첨단 분야 인재 양성 등 고등교육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내년도 세수 감소 예상돼 '교육교부금'·'유특회계' 예산 감액
교육부는 29일 2024년도 예산안을 95조6254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교육부 예산 101조9979억원보다 6조3725억원 감소한 규모입니다. 교육부 예산은 지난해 17.2%, 올해 13.8% 증가하는 등 최근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으나 내년에는 6.2%나 줄어듭니다.
교육부의 내년 예산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아 및 초·중등교육 분야 예산이 73조7406억원으로 올해 80조9120억원과 비교해 7조1714억원 감액됐습니다. 이는 '교육교부금'이 올해 75조7607억원에서 내년에 68조8859억원으로 6조8748억원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교육교부금'이 이처럼 큰 폭으로 깍인 이유는 내년 세수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교육교부금'은 해당 연도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구성됩니다. 최근 2년간은 세금이 잘 걷혀 '교육교부금'이 크게 늘었지만 세수가 감소하면 함께 줄어듭니다.
교육세 일부를 받아 만 3~5세 공통 교육과정인 '누리과정' 재정으로 활용되는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도 올해 3조4700억원에 비해 2594억원 감액된 3조2106억원이 편성됐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교부금이 감소하긴 했으나 총 60조 규모였던 2021년보다 많은 수준이다. 2022년과 2023년의 교육교부금이 유달리 많았던 것"이라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지금까지 적립한 재정 안정화 기금 등을 활용하면 유보 통합·늘봄학교와 같은 핵심 교육 개혁 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가 29일 2024년도 예산안을 95조6254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표는 2024년도 교육부 예산안 총괄표.(표 = 교육부)
글로컬 대학 등 지원 위한 '일반 재정 지원 사업' 예산·첨단 분야 인재 양성 관련 예산 증액
고등교육 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늘어났습니다. 올해 신설된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예산의 경우 5조4000억원 증가한 14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됐습니다.
글로컬 대학 등 대학 혁신 지원을 위한 '일반 재정 지원 사업' 예산은 올해 대비 3121억원 증가한 2조3878억원입니다. 해당 사업 예산은 이른바 '부실 대학'으로 꼽히는 곳을 제외한 모든 대학이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15년째 등록금 동결 정책을 유지하면서 대학들의 재정난이 심화되자 대학 재정 지원 규모를 늘리기 위해 증액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올해와 비교해 '대학·전문대학 혁신 지원 사업' 예산은 10%, '국립대학 육성 사업'과 '지방대·지방전문대 활성화 사업' 예산은 25% 늘었습니다.
아울러 2025년 지역 혁신 중심 대학 지원체계(RISE) 본격 도입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로 RIS(지역혁신), LINC 3.0(산학협력), LiFE(대학평생교육), HiVE(평생직업교육), 지방대·지방전문대 활성화 지원 사업 등 총 1조2025억원의 재정 지원 사업을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 혁신 사업으로 이관합니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 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위한 첨단 분야 인재 양성 관련 예산도 올해보다 1817억원 증액됐습니다. 반도체 특성화 대학 13개 신규 지정 예산이 635억원 늘어난 1175억원, 첨단 산업 인재 양성 부트 캠프 예산이 480억원 증가한 2010억원, 첨단 분야 혁신 융합 대학 지원 사업 예산이 567억원 증액된 2010억원, 부처 협업형 인재 양성 지원 사업 예산이 135억원 늘어난 1188억원으로 편성됐습니다.
대학생의 학비 부담 경감을 위해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예산도 올해 대비 1603억원 늘어났습니다. 기초·차상위 계층 모든 대학생 자녀에게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학자금 지원 1~3구간과 4~6구간의 지원 단가도 각각 50만원, 30만원 인상됩니다. 등록금 동결 대학에 지원하는 '국가장학금Ⅱ 유형' 예산도 올해보다 500억원 증가한 3500억원을 책정했습니다.
3~5세 유아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유아 교육비 보육료 지원 사업' 예산은 저출산의 영향으로 대상 인원이 줄어 올해와 비교해 2594억원 감액된 3조2106억원이 편성됐습니다. 저소득층 초·중·고교 학생의 교육 급여 지원 단가는 11.1% 인상해 최저교육비의 100%를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예산은 올해 대비 30억원 늘어난 1603억원입니다. 고교 무상교육 예산도 지원 대상자가 늘어 올해보다 410억원 증가한 9438억원이 책정됐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이 3대 교육 개혁 과제인 국가 책임 교육·돌봄, 디지털 교육 혁신, 대학 개혁 정책 추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부가 29일 2024년도 예산안을 95조6254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교육부 전경.(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