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HD현대중공업 노사가 마련한 2023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조의 부분파업이 진행됐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경쟁사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보다 더 높은 인상폭을 제시해야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31일 전체 조합원 6000여명에게 3시간 부분파업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노사의 무분규 타결은 1년 만에 깨지게 됐습니다.
지난해 4월 말 부분파업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노조(사진=뉴시스)
앞서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사측은 수주 호조세가 영업이익에 반영되지 않아 지급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기본급 9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약정임금 100%+50만원) 등이 담긴 첫 합의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사측은 기본급을 10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으로 올린 제시안을 추가로 제시했지만, 노조의 거부로 협상이 결렬됐습니다. 지난 22일에는 22차례 교섭 끝에 노사간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격려금 350만원 지급 등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24일 열린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중 68.78%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최종 부결됐습니다.
노조는 1차 잠정합의안 부결의 이유로 기대에 못미치는 기본급 인상으로 꼽았는데요. 조선업계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올해 기본급 인상은 한화오션과 큰 차이가 없고, 삼성중공업보다는 오히려 낮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인상이 아닌 격려금과 성과급 등의 인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한화오션은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1만1223원 인상 △근속수당 구간별 5000원 인상 △자기계발비 매월 환산 3시간 인상 지급 △격려금 300만원 등의 내용으로 노사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실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기본급 인상만 비교해보면 HD현대중공업이 높습니다. 하지만 자기계발비까지 더해서 환산하면 한화오션의 임금 상승분이 더 크게 되는 것입니다.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인상이 12만9000원입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조선업계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올해 기본급 인상은 한화오션과 큰 차이가 없고, 삼성중공업보다는 오히려 낮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노사는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화요일과 목요일 본교섭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최선을 다해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데 이어 노조가 파업에 나서 안타깝다"며 "교섭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