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개봉한 영화 퍼펙트 케어(I Care A Lot)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노인들의 영혼까지 탈탈 털어가는 '케어 비즈니스'를 다룹니다. 주인공 말라의 타깃은 주로 혼자 사는 노인입니다. 자녀 등 가족과의 관계가 소원한 것을 확인한 뒤 법원으로부터 독거노인의 후견인으로 지정받는데요. 이 과정에서 노인이 혼자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소견서를 제출해 주는 의사 동업자도 등장합니다. 말라는 이렇게 노인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요양시설로 입소시킵니다.
본격적인 수익사업은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노인을 입소시킨 뒤 빈집을 찾아가 집과 가구 등을 경매로 처분해 요양시설 입주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전 재산을 빼돌리는 것이지요. 말라는 한마디로 부자 노인을 노리는 노인 사냥꾼입니다. 영화는 주인공이 하필 러시아 마피아 두목의 어머니를 잘못 건드리면서 블랙코미디로 전개됩니다.
고령사회에서 시니어케어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노인이 되면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데요. 가만히 침대에 누워 있는 노인에게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돈이 되니까요. 지인 중 미혼인 여의사에게 향후 목표를 묻자 돈 많이 벌어 고급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게 꿈이라는 말까지 하더군요.
시니어케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일찌감치 눈여겨 본 업계가 있습니다. 바로 보험업계인데요. 보험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험사는 시니어케어를 비롯한 실버사업이 간병보험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의해 형성된 시니어케어 시장 규모만 연 10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시니어케어 선두주자는 KB손해보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KB골든라이프케어인데요. 2016년 업계 최초로 설립된 요양사업 자회사입니다. 거주형 노인의료복지시설(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 재가형 노인복지시설(강동케어센터, 위례케어센터) 형태의 도심형 요양시설을 운영 중입니다.
요양시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위례빌리지는 개소 1년 만에 입소 대기자 1300명을 넘었고, 서초빌리지는 80명 정원에 300여명의 신청자가 몰리기도 했다네요.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일상생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들을 포함하면 시니어케어시장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며 “향후 시니어케어시장은 고령화의 진전으로 그 어떤 분야보다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는 게 분명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