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법무부가 검찰 고위직 인사를 4일 단행한 가운데 '윤석열 라인'과 '특수통'이 대거 요직을 차지하거나 유임됐습니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 연루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발탁, 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피고인 손준성·검찰총장 선배 심우정…이례적 승진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는 총 14명이 승진했는데,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손준성(29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입니다. '고발사주 의혹'으로 공수처에 고발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손 검사는 검사장급인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습니다.
손 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4월, 21대 총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목적으로 김웅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에게 범여권 정치인들과 언론인에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해 5월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앞서 대검은 지난 4월 손 검사의 혐의에 대해 자체 감찰 결과 '혐의 없음'으로 종결하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피고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승진이 단행되며 같은 지적을 받을 전망입니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검찰 내 '빅3'로 불리지만 1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대검찰청 차장검사 자리는 심우정 인천지검장(26기)이 채웁니다. 검찰 내 '기획통'으로 불리는 심 지검장은 이원석 검찰총장(27기)보다 연수원 한 기수 선배인데, 이번 인사에서 후배가 총장에 오르면 선배들이 사퇴하는 관례를 깼습니다.
'윤석열 라인' 송경호·신자용 유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를 이끄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29기)이 유임됐습니다.
송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 사건 수사에 참여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에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기용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장 다음으로 검찰 최고 요직에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 검사장이 유임됐습니다. 그는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팀 출신입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특수1부장을 지냈습니다.
'검사 윤석열' 보좌…줄줄이 승진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보임된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29기)도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으로 거론됩니다. 양 지검장도 신자용 검사장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 수사에 투입됐습니다. 그는 윤석열정부 출범 후 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굵직한 경제 범죄를 수사하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장 자리는 김유철(29기)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이어받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형사7부장, 검찰총장이던 시절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각각 일하며 참모진 역할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때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맡았던 신봉수(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은 수원지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특수1부장, 검찰총장일 때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담당한 대표적인 '특수통'입니다. 신 부장은 이재명 대표의 소환을 앞두고 있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