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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코로나 특수 끝나자 자본잠식 위기
완전자본잠식 우려…주주들에 손 벌린 레몬
입력 : 2023-09-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레몬(294140)이 유동성 위기에 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레몬은 지난 2020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재무구조가 지속 악화하고 있는데요. 유상증자 없이는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유증을 통해 당장 자본잠식은 해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자본잠식 해소에도 여전히 실적이 악화일로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레몬은 최근 5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을 3125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신주 발행에 따른 유증 규모는 161억원 규모로 내달 4일 최종발행가액을 확정한 이후 10~11일 구주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청약 후 발생한 실권주는 16~17일 일반공모할 예정입니다.
 
유증 결정 이후 주가 하락으로 1차 발행가는 예정발행가(3930원) 대비 20.48% 감소했습니다. 조달 자금 역시 196억원에서 35억원가량 줄었죠. 레몬이 유증에 나선 것은 악화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달한 자금 중 31억원은 지난 7월 차입한 단기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며 나머지 자금은 모두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지난 2020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레몬은 나노분야사업과 전자부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요. 전자부품은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전자파차단(EMI) 관련 부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나노분야는 아웃도어, 마스크 등에 사용되는 나노섬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나노섬유를 사용한 자체 브랜드인 ‘에어퀸’을 론칭해 생리대, 마스크 등 생활용품도 판매하고 있죠.
 
레몬은 상장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마스크 수요 증가 특수를 거치면서 주가와 실적이 고성장했는데요. 2020년 매출액 801억원으로 전년(496억원)대 비 61.41% 급증했고 1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영업손실 78억원에서 흑자전환 했습니다. 주가도 2만220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7200원) 대비 3배 올랐죠. 당시 매출액의 80% 이상이 섬유사업에 발생했습니다.
 
2021년부터 마스크 관련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2021년 매출은 334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죠. 작년 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회사의 재무도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2020년 말 602억원이던 자본총계는 올해 상반기 54억원으로 급감했으며, 같은기간 결손금은 73억원에서 820억원으로 11배 급증했죠. 지난 8일 종가는 3685원으로 고점 대비 83.4% 하락했습니다.
 
자기자본이 줄면서 올해 상반기엔 70.65% 부분자본잠식에 빠졌습니다. 레몬은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폐지 요건 일부에서 유예받고 있는데요. 자본잠식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 유예에서 제외됩니다. △사업연도 2회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완전자본잠식의 경우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합니다.
 
유상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레몬은 유증 주관사인 현대차증권과 실권주 인수계약을 체결해 자금조달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입니다. 1차 발행가 대로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경우 회사는 자본잉여금이 136억원가량 증가해 자본잠식률도 50% 미만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다만 회사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레몬의 성장을 이끌었던 나노섬유 부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5억원으로 2020년 반기(532억원) 대비 93% 쪼그라들었으며, 같은기간 전자부품사업 매출도 88억원에서 24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레몬은 “유상증자가 완료되더라도 올해 하반기 당기순손실이 110억300만원 이상을 기록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사업이 저조할 경우 자본잠식률 증가로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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