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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 빠진 현대차 노사 합의안…남은 건 ‘조합원 투표’
현대차 노사, 정년연장 내년 상반기 논의
입력 : 2023-09-13 오후 2:53:2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 노사가 역대급 임단협에 합의했지만 임단협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정년연장은 빠져있습니다. 노조 조합원들이 올해 임단협 초기부터 정년연장을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결과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 이상 찬성을 이끌어내야 교섭이 완전히 마무리되지만, 투표에서 부결되면 노조가 파업할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의 핵심 쟁점으로 꼽혔던 정년연장에 대해서 회사가 노조 요구를 일부 수용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까지 정년연장 관련 정부 정책, 사회적 인식변화로 법개정 시 노사협의 후 시행'을 골자로하는 정년연장 관련 별도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정년연장 요구를 이어갈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한 셈입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갖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번 합의에 앞서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교섭 막바지에 노조는 사실상의 2년의 정년 연장 효과가 있는 사측의 절충안을 거부했었습니다.
 
사측이 22차 교섭에서 만 60세 정년퇴직인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시니어 촉탁제(숙련자 재고용 제도)'의 계약 기간을 최대 2년(1년+1년)까지 늘리는 추가 안을 제시했습니다. 
 
현대차가 2019년 노사 합의로 도입한 시니어 촉탁제는 정년퇴직인 직원들을 선발해 최대 1년까지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방식입니다. 사측은 여기에 1년을 더 연장해 만 62세까지 계약기간을 유지하는 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사실상 2년의 정년 연장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시니어 촉탁제'가 애당초 잘못 만들어졌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노조가 이번 임단협에 합의한 이유는 올해 정년연장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 때문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시니어 촉탁제에 따라 퇴직하고 1년은 원래대로 일하지만, 그 후 1년은 사측에서 마음대로 인사를 내기 때문에 잘못된 제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정년연장 협상은 안하는 것만 못하다고 판단해 내년으로 미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 기아 연령별 비율(그래픽=뉴시스)
당장 노사가 정년연장을 제외하고 임단협에 합의는 했지만 문제는 오는 18일 조합원 투표가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조합원들이 임단협 초기부터 정년연장을 강조해오던 만큼 이번 찬반 투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앞서 현대차 노조가 확대 간부 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66.9%가 정년연장을 올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지난해 현대차 연령별 임직원 수 가운데 50세 이상이 43.7%로 정년연장에 관심이 많은 연령층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국내 5개 완성차 기업 중 처음으로 무분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대상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을 두고 사측에서 역대 최대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노조 측도 나쁘지 않게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정년연장 여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선택은 남아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등을 담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과 함께 께 성과금 400%+1050만원, 주식 15주, 재래시장상품권 25만원 등이 담겼습니다. 여기에 특별격려금 250만원과 사업목표달성 격려금 100%, 800명 상당의 생산직 신규 추가 채용 등에 합의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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