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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업계에 부는 고령화 바람
입력 : 2023-09-20 오후 4:19:16
"과자업계 입장에서는 수요가 두터운 중장년층을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 출시를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입니다."
 
올 여름 과자 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된 사안은 바로 농심이 출시한 '먹태깡'이었습니다. 먹태는 보통 어른들이 맥주와 함께 곁들여먹는 안주인데요. 먹태깡은 먹태 특유의 짭조름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먹태깡의 열풍은 수치로도 드러나는데요. 먹태깡은 지난 6월 26일 출시 이후 1주일 만에 100만봉 판매를 돌파했고, 출시 2개월도 안 돼 누적판매량이 300만봉을 넘어섰습니다.
 
이 같은 원인은 먹태깡의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생산량이 적고 판매 채널의 다변화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품절 대란 현상이 일어난 것이죠.
 
물론 일각에서는 신제품에 대한 이슈 몰이 차원에서 업체 측이 공급량을 줄이는 '품절 마케팅'을 펼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분명한 것은 먹태깡 자체가 예상 밖으로 인기가 높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변 30~40대의 경우 "힘들게 먹태깡을 구했다", "어느 편의점에 가면 여유분이 있더라" 등 과자 자체의 확보가 이야깃거리가 될 정도로, 먹태깡이 안주 과자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최근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가 먹태깡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한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칩(노가리칩)'도 벌써부터 품절 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죠. 이 역시 어른들의 주요 술안주인 노가리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처럼 어른들의 입맛에 익숙한 과자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것은 저출산·고령화 세태와도 밀접히 맞닿아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만1500만명 감소한 24만9000명으로 집계됐는데요. 특히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전년 대비 0.03명 줄어든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를 보면 출산율이 향상될만한 요인은 전무한 상태지요. 이 같은 저출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과자 업계 역시 마냥 과거처럼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달고, 짜고, 새콤한 과자류만 만들 수 없게 된 것이죠.
 
일견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이는 과자 업계와 저출산 문제가 예상외로 이렇게 얽혀 있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 같은 세태가 이어진다면 과자 신제품들의 고령화도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네요.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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