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레소토 정상회담에서 은초코아네 사무엘 마테카네 총리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최수빈 기자] 대통령실이 19일(현지시간) "굴종적으로, 겉으로 보이는 한산한 평화로운 상황이 평화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진 진보정부에서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히 좋았다"며 윤석열정부의 안보·경제 분야 성과를 공개 비판하자 바로 반박에 나선 겁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구 권력간 충돌이 재점화되는 모습입니다.
"압도적 힘 구축이 진정한 평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국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정부 때 서해교전에서 우리가 싸워 이긴 장병들을 옷을 벗기고 퇴진을 시키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했고, 노무현정부 때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이 발생했고, 문재인정부 때 평화롭게 아무런 침범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핵과 미사일이 가속화되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안보는 보수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고 윤석열정부를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이 고위 관계자는 또 문 전 대통령이 '최후의 안전핀'으로 표현한 9·19 남북 군사합의를 언급, "이 합의를 잘 지킨다고 해도 북한은 어차피 없는 자산을 가동하지 않는 것이고, 우리는 열심히 해 오던 것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며 효력 정지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흉상이전부터 통계조작까지 대립 '확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로 표면화됐던 신구 권력간 갈등이 문재인정부의 통계 조작 논란에 이어 전현 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 대립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구권력의 대치전선은 윤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형성됐습니다. 박두선 전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을 두고 불거진 '알박기 인사' 논란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박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의 동생 문재익씨와 한국해양대 동창입니다. 이에 원일희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청와대는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는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눈독 들일 자리가 아니라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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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6월 국가정보원에서는 국·처장급 1급 간부 5명에 대해 보직 인사를 냈다가 5일 만에 발령을 취소하고 보직자들이 대기발령을 받는 등 인사 번복 사태가 불거졌습니다. 발표까지 된 임명 공지가 갑자기 취소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규현 국정원장과 문재인정부 시절 핵심 보직을 차지했던 인사 간 내부 알력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박주용·최수빈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