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지난 한 해에만 37만명이 넘는 인구가 사망하는 등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을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1976년 이후 처음으로 700명대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사망 원인인 암, 심장 질환과 더불어 코로나19가 처음으로 '3대 사망원인'에 포함됐습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7만2939명으로 전년 대비 5만5259명(17.4%) 늘었습니다. 조사망률은 727.6명입니다. 2021년과 비교하면 108.7명 늘어나는 등 17.6% 급증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1일 평균 사망자도 증가하는 등 전년보다 152명 많은 102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성별로 보면 남자 사망자 수는 19만6465명으로 전년 대비 2만2298명(14.2%) 늘었습니다. 여자 사망자는 17만6474명으로 1년 사이 3만761명(21.1%) 증가했습니다.
'조사망률' 첫 700명대 돌파
조사망률이 700명대를 기록한 것은 1976년 744.4명을 기록한 이후 처음입니다. 조사망률은 1796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완만하게 감소세를 그려오고 있었습니다. 2009년 저점을 찍은 뒤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해 700명대를 넘어선 것입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과거에는 의료 시설 부족 등으로 사망자가 많아 조사망률이 높았다가 감소를 해오고 있었다"며 "이후 고령자는 늘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어 2009년을 저점으로 해서 조사망률이 다시 오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7만2939명으로 전년 대비 5만5259명(17.4%) 증가했다. 그래픽은 사망자 수 및 조사망률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연령별 사망 통계를 보면 전년 대비 연령별 사망자 수는 1~9세 33.8%, 80세 이상 26.3%, 70대는 11.3% 늘었습니다.
특히 8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 사망에서 53.8%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17.0%포인트 늘어난 수치입니다.
1~9세 사망자는 1년간 97명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과 선천 기형, 변형 및 염색체 이상 등 질병에 의한 사망이 늘어났다는 게 통계청 측의 설명입니다.
임영일 과장은 "1~9세 전체 인구가 작고 사망자 수도 작기 때문에 증감률이 크게 작용한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19 등 질병에 의해 사망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암·심장 질환·코로나19 '3대 사망원인'
코로나19가 지난해 10대 사인에 최초로 진입한 것도 특징입니다. 상위 10순위 사망원인은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코로나19, 폐렴, 뇌혈관 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 간 질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0대 사인은 전체 사망원인의 67.4%를 차지합니다. 이 중 3대 사인인 암, 심장질환, 코로나19는 전체 사인의 39.8%로 집계됐습니다.
암은 1~9세 및 40세 이상에서 사인 1위로 나타났지만 10~30대의 사인 1위는 고의적 자해로 드러났습니다.
전년 대비 사망률이 증가한 사망원인은 코로나(522.8%), 알츠하이머병(45.6%), 당뇨병(24.9%), 고혈압성 질환(24.2%), 폐렴(17.3%), 뇌혈관 질환(12.6%) 등입니다.
반면 호흡기 결핵과 운수사고, 고의적 자해는 각각 7.5%, 4.1%, 3.2% 줄었습니다.
임 과장은 "지난해 2월 이후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감염도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3월에만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영향이 코로나19 사망자 급증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7만2939명으로 전년 대비 5만5259명(17.4%) 증가했다. 사진은 인천공항의 코로나19 검사소. (사진=뉴시스)
코로나로 80세 이상 946명 사망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만1280명으로 전체 사망 중 8.4%를 차지합니다. 코로나 사망률은 61명으로 전년보다 51.2명(522.8%) 늘었습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사망이 높아지며 80세 이상 사망률은 946명에 달합니다. 월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월 1만955명, 4월 6875명 순으로 많습니다.
암에 의한 사망률은 162.7명으로 전년보다 1.6명(1.0%) 증가했습니다. 암 사망률은 폐암(36.3명), 간암(19.9명), 대장암(17.9명), 췌장암(14.3명), 위암(13.9명)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 췌장암(5.8%), 뇌암(5.5%), 유방암(5.0%) 등의 사망률은 늘었으며 자궁암(-4.3%), 폐암(-1.5%), 위암(-1.3%) 등의 사망률은 줄었습니다.
순환계통 질환 사망률도 전년보다 10.8% 증가했습니다. 순환계통 질환 사망률은 134.7명으로, 심장 질환(65.8명), 뇌혈관 질환(49.6명), 고혈압성 질환(15.1명) 순입니다.
2021년과 비교해보면 고혈압성 질환(24.2%), 뇌혈관 질환(12.6%), 심장 질환(7.0%) 모두 증가했습니다. 사고사 등에 의한 사망률은 전체 사망원인의 7.2%를 차지하며 사망률은 전년 대비2.2% 늘었습니다.
사망의 외인, 자실·사고 많아
사망의 외인 사망률은 자살 25.2명, 운수사고 6.8명, 추락사 5.3명 순입니다. 자살을 제외할 경우 산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이 많은 셈입니다.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9.8명으로 남자가 여자의 5.7배로 집계됐습니다.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는 5033명으로 전년보다 105명 늘었습니다.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전년 9.8명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습니다.
2005년 전국 인구를 기준으로 표준화한 연령표준화사망률은 표준인구 10만 명당 327.3명으로 전년대비 29.0명 증가했습니다.
임 과장은 "시도별 연령표준화사망률은 강원과 경북, 충북, 부산순으로 높았고 서울, 세종, 경기순으로 낮았다"며 "전년과 비교하면 모든 시도에서 연령표준화사망률이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