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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영끌 파버나인, 상한가에 콜옵션 ‘꽃놀이패’
콜옵션 행사로 지분 21%에서 33%까지 확대 가능
입력 : 2023-09-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제훈 파버나인(177830) 대표가 전환사채(CB)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를 통해 지배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파버나인은 상장 후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지속 희석되고 있는데요. 콜옵션이 이재훈 대표의 ‘꽃놀이 패’로 활용됐습니다. 콜옵션 행사를 통해 이 대표는 시가보다 저렴한 신주 취득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제훈 대표는 지난 18일 하이투자증권과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연장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대표의 지분은 대부분 주식담보대출에 묶여있는데요. 기업은행, 대신증권, KB증권,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으로부터 58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담보로 설정된 주식은 266만4564주로 담보권이 전부 실행되면 이 대표의 지분율은 20.9%에서 2.33%로 하락하게 됩니다. 
 
이 대표의 대출금 일정부분은 파버나인 CB 콜옵션 행사에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버나인은 주담대 연장 계약에 앞서 지난 13일 150억원 규모의 4회차 CB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콜옵션 대상은 67억5000만원 규모로 콜옵션 한도인 총발행 규모의 45%를 꽉 채웠습니다.
 
파버나인의 콜옵션으로 이 대표의 지배력도 강화될 전망입니다. 파버나인은 지난 2014년 기업공개(IPO) 이후 특수관계인의 지분정리와 메자닌 발행에 따른 지분희석으로 최대주주 지배력이 약화했습니다. IPO 직후 35.52%에 달했던 최대주주 및 우호지분은 지난 2분기 말 26.02%로 낮아졌습니다. 다만 콜옵션이 모두 이 대표에게 지정될 경우 이 대표의 지분율은 20.98%에서 32.88% 급격히 늘어날 전망입니다. 특수관계인 오종철 전 사장의 지분을 더하면 37.92%까지 높아질 예정이죠.
 
저렴한 신주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이 대표에게 유리한 옵션입니다. 4회차 CB 전환가액은 당초 주당 5603원이었으나 이달 기준 3971원까지 낮아진 상황인데요. 지난 20일 파버나인이 상한가에 오르면서 주식전환시 21.38%가량의 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콜옵션으로 주식전환 가능한 수량은 169만9823주인데요. 전일 종가(4820원) 기준 평가차익만 14억4000원에 달하죠.
 
파버나인이 콜옵션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1년 12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됐기 때문인데요.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시 콜옵션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발행 당시 보유 지분율로 제한됩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CB 발행 시 최대주주 등이 받을 수 있는 콜옵션이 발행 당시 지분율로 제한됐다”며 “취득 후 재매각 등의 편법이 불공정거래로 이어져 CB의 콜옵션 행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이용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파버나인이 45%의 콜옵션을 모두 행사했지만, 이 대표의 자금력에 따라 해당 물량을 모두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미 지난 2018년부터 보유주식 등을 담보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았고 현재까지 연장계약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버나인 관계자는 “콜옵션이 모두 행사된 부분은 맞지만, 최대주주가 해당 물량을 모두 가져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최대주주가 모두 가져갈 수도 있는 제3자에게 재매각 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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