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89형 마이크로LED TV. (사진=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물량 공세를 등에 업고 한국 기업들의 LCD 시장 지배력을 앗아간 중국 TV 업체들이, LCD 다음 기술로 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도 맹추격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OLED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마이크로LED' 기술력에 열을 올리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LED TV는 현재 삼성·LG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OLED TV처럼, 백라이트 없이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원이라는 점에서는 같으나, 이 빛을 내는 작은 발광다이오드(LED)를 기판에 하나씩 박아서 만들어야 하는 반도체 실장 기술이 접목되어야 하는 점에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마이크로LED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한 LED칩을 발광원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입니다. 또 LED 칩 하나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기판에 실장 기술 난도도 높아집니다.
업계에선 OLED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 마이크로LED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LG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OLED TV는 LG디스플레이가 대량 생산하고 있는 화이트(W)OLED 패널인데, 유기물 소자를 사용해 번인현상을 제로수준으로 제거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번인은 TV를 장시간 켜 놓았을 때 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을 말합니다.
하지만 마이크로LED는 무기물 소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번인 현상이 제로에 가깝다고 알려졌습니다. 또한, 높은 휘도(밝기) 재현도 가능합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마이크로LED를 피력해왔습니다. 최근 독일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는 "마이크로LED가 향후 미래 전략 디스플레이로 자리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차세대 디스플레와 TV 신시장으로 낙점한 이후, 해당 TV를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2020년입니다. 당시 삼성은 반도체 실장 기술이 접목된 마이크로LED TV 110형을 선보였는데 출고가는 1억700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삼성 측은 머리카락 굵기 보다 잙은 100㎛ LED 칩 2400만개를 같은 간격으로 촘촘히 박아야 하는 반도체 실장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삼성은 마이크로LED TV 라인업을 확대, 현재 50~110인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LG전자 역시 118, 136인치 마이크로LED TV를 글로벌에 출시했습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삼성· LG전자가 OLED에서도 다음 세대의 OLED를 준비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기술 격차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LED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술적 한계와 높은 가격대로 시장은 크지 않지만 성장 추세인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1400만달러에 그쳤던 마이크로LED 시장 규모는 올해 2700만달러, 2026년 3억4100만달러, 2027년 5억8000만달러로 연평균 13.6% 성장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