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코로나 이후 예전 인기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어 야구붐을 타고 서울 잠실돔과 인천 청라돔 등 수도권에서 경쟁적으로 돔구장 건설에 뛰어들었습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8일 잠실 종합운동장 부지에 첨단 스포츠·전시 컨벤션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 중 하나로 잠실야구장 자리에 3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서울 고척돔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에만 돔구장이 3개 들어서는 겁니다. 기후 변화로 여름 날씨가 더 더워지고, 장마 기간도 길어진 점을 고려할 때 돔구장이 많이 생기고 있는 건 긍정적 신호입니다. 다만 수도권에만 돔구장 건설이 집중돼 있다는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을 감안하면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지난 7월2일 관중들이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SSG 랜더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서울 잠실돔이 완공되면 앞으로 서울의 모든 야구 경기는 돔구장에서 볼 수 있게 됩니다. 서울시민들은 비가 와도, 미세먼지가 많아도 경기 취소되는 걱정없이 야구를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여기에 여름에도 더울 걱정하지 않고 시원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은 다릅니다. 최근 광주와 대구, 창원에 잇따라 신구장이 들어선 데 이어 대전도 야구장을 신축하기로 결정했지만 돔구장이 건설되는 건 아닙니다. 야구장 신축 계획이 있는 부산도 현재 개방형 야구장을 검토 중입니다. 야구장이 한 번 지어지면 최소 30년 정도 사용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지방에선 당분간 돔구장 건설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현재 개방형 야구장을 검토 중인 부산에서 돔구장 건설로 계획을 바꾼다면 지방에서 유일하게 돔구장을 접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방에서 유일하게 돔구장 운영이 가능한 지역을 꼽는다면 부산 밖에 없습니다. 특히 부산을 연고로 둔 롯데 자이언츠는 국내 최고 인기구단이고, 구도 부산 갈매기의 열정은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구단 가운데 넘버원입니다. 스포츠와 공연 문화 행사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한다면 경제성 문제도 걱정 없습니다.
앞서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4월18일 부산시 발전 방안으로 '부산 사직야구장을 돔구장으로 건설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과의 표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정책 중 하나겠지만, 현실성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 방안의 하나로 생각한다면 부산에 돔구장 건설만큼 현실적인 대안도 없어 보입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대구와 창원 시민들도 부산 돔구장으로 가서 야구를 볼 수 있습니다. 가수들의 공연이 돔구장에서 진행된다면 부산이 주변 지역의 문화 중심지로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개방형 야구장 건설 계획이 돔구장으로 변경되길 기대해 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