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제약 업체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진출한 화장품 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기능성을 앞세운 일부 화장품의 선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국내 기존 화장품 기업들의 유통망을 뚫기 쉽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다수 제약사들은 자체 브랜드를 통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특히 제약사의 장점을 살린 '더마코스메틱'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더마코스메틱'은 '더마톨로지'와 코스메틱을 결합한 합성어로 의약품 성분이나 기술을 접목한 화장품을 의미합니다.
동국제약(086450)은 해당 분야 선두 주자로, 자사 핵심 제품인 '더마데카 크림' 등의 선전으로 헬스케어 사업부가 크게 성장했습니다. 지난 6월 기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탈리안24'의 누적 매출은 7100억원으로 집계 됐는데요. 현재는 온라인과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아제약 역시 여드름 흉터치료제 '노스카나' 주성분을 함유한 더마코스매틱 브랜드 '파티온'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메디톡스(086900)도 최근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뉴라덤'의 신제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화장품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대원제약(003220)은 화장품 제조에 강점을 지닌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절차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주 사업은 마스크팩이나 기초 스킨케어 제품 등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제품 판매입니다. 대원제약의 주요 매출이 전문의약품(ETC) 등으로 구성된 만큼 인수합병을 통해 다른 분야 매출 발생으로 사업다각화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화장품 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라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비보존 제약(082800)은 최근 화장품 제조업 전문업체인 스피어테크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지난 2019년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했지만 성과가 미미해 주력사업인 제약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지요.
앞서
동화약품(000020)은 2017년 한방화장품 브랜드 '활명'을 만들고,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녀 윤현경 상무가 직접 화장품 사업을 맡으며 힘을 실었지만 매출이 부진해 4년여 만에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습니다. 이후 2021년 10월 후시딘 성분 후시덤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 후시드 크림 출시하며 더마 코스메틱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셀트리온(068270) 그룹 내에서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셀트리온스킨큐어는 2013년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매출액은 63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3%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에는 회계 감사에서 '계속기업 관련 불확실성'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유한양행(000100)의 미래전략실 내 뷰티신사업팀이 분사해 탄생한 유한건강생활은 화장 부문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다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218억3900만원, 31억73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화장품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차별화된 제품력과 마케팅 전략이 주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동국제약의 마데카 크림 스페셜 듀오 세트 (사진=동국제약)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